2019년 KMN톤

2019. 11. 18. 16:10Review

11월이 벌써 반절이나 지나가면서 아득히만 느껴지던 2019년 연말도 슬슬 다가왔다. 올해도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지만, 역시 지킨 것보다 못 지킨 게 훨씬 많은 한 해가 되었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이러지 않을까 위로하며 나는 지난 토요일 테크페미가 주최한 KMN톤을 다녀왔다. 여기서 KMN이란 이번 행사의 주제가 된 효율적인 생산성을 위한 시간 관리법을 트위터에 남겨주신 번역가 '김명남' 님의 이니셜이다. 어찌나 핫했던지 트위터 타임라인을 한 차례 휩쓸다 못해 열광적인 사례를 남긴 유저들도 꽤 많았던 걸로 기억을 했다.

화제의 김명남 번역가님의 40+20 작업법!


테크페미에서 주최를 했기에 이제는 비테크인이 되어버린 내가 참가를 해도 되는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는데, 마침 주최 측에서 2019년에 밀린 일만 있다면 비테크인도 참여할 수 있다는 공지를 보고 바로 고민 없이 결제를 했다. ─ 실제로 김명남 번역가께서도 이 공지를 보고 바로 신청하셨다(!!!) 게다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참여하는 페미니즘 계열 행사...!  가슴이 떨렸지만, 막상 금요일이 되자 가기시러 모드가 되었다(...ㅎ) 전날 밤까지 ~집에서 강남은 너무 멀어 웅앵웅~ 하다가 멋진 분들과의 네트워킹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깊은 산속 옹달샘에 가듯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강남 스포카 사무실로 향했다.

스포카 잘 몰랐는데 소상공 점포에서 자주 쓰이는 도도 포인트의 그 회사더라...! 스포카 한 산스의 그 스포카더라...!!! (출처 구글맵스)

 

KMN톤 시작 전과 행사 중 공간 안내

본격적으로 KMN톤을 달리기 전에 주최 측의 오프닝 스피치가 있었다. 테크페미가 왜 KMN톤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KMN톤을 어떻게 진행할지 등등 행사에 관련된 소식을 전해주시고, 오전 10시 본격적으로 KMN톤 출발! 이번에 내가 준비한 밀린 일감은 바로 마스다 미리의 <하기 힘든 말>번역! 드로잉 메리 작가님의 드로잉 북을 들고 갈까 생각을 하다가 아크릴 물감을 써야 해서 좀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하반기 계획이었던 일본어 원서 책 번역일감을 가지고 갔다. 덕분에 7KMN 시간 동안 5개의 토픽을 번역하고 퇴고까지 하고 블로그에 올릴 수 있었다! 물론 블로그에 올릴 땐 거의 출발 드림팀 모드로 빨리빨리 하느라 정신 없었지만(^^;) 그래도 일단 내가 목표했던 책의 1/3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어서 KMN 시간 관리법의 대단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곳곳에 붙여 있던 안내문과 나의 작업 환경



그리고 또 한 가지! KMN톤을 통해 40분의 작업 시간 동안 밀렸던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하기도 했지만, 이 40분의 작업 시간 뒤에 주어지는 20분의 쉬는 시간과 중간에 있던 점심시간을 통해서 일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모두가 카페테리아에 모여서 했던 스트레칭부터 사람들과 가벼운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며 작성했던 이어질문지와 유익한 정보를 알 수 있었던 라이트 스피치, '나, 일, 관계'라는 세 가지 주제를 통해서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던 네트워킹 시간까지 모든 활동이 재밌었고 재충전되는 느낌이라서 하루를 알차게 지낼 수 있었다. 특히 네트워킹 시간으로 타인의 관점에서 나의 고민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참 좋았고, 다시 한번 직업은 나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라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그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걸 재차 확인할 수 있어 굉장히 유익했다.

스트레칭 시간과 라이트닝 토크 시간
각자의 홍보를 할 수 있는 네트워킹 보드와 점심으로 제공된 서브웨이 샌드위치



7KMN 시간이 끝나자 주최진들이 박수를 쳐주며 카페테리아로 돌아오는 참가자의 목에 초콜릿 메달을 하나씩 걸어주셨다! (ㅋㅋㅋ) 이렇게 귀엽고 즐거울 수 있을까! 모두가 매너 있고 웃는 얼굴로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 테크페미 측에 감사함을 느낀다. 게다가 이 행사를 통해서 느낀 점도 있었다. 테크를 본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혹은 비 개발직무여도 테크 산업에 있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지만, 오늘 보여준 테크페미의 모습은 나로 하여금 여성으로써의 테크에 관심을 가지게 해주었다. 앞으로 열리는 테크페미의 행사를 자주 참여하고 싶기도 하였다.

초콜릿 메달과 매 KMN시간을 책임져 주던 파이 타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