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구독 서비스 술담화 9월 구독후기

2019. 9. 13. 20:18Review

9월의 담화박스와 '감사 블루' 실제 시음

술담화를 내가 어디서 직접 알아낸 건 아니고 회사 실장님께서 알려주신 서비스인데, 전통주 2병과 1종류의 안주를 매월 정해진 날짜에 받아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술자리는 좋아하지 않지만 '술'이라는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흥미롭고 신박한 서비스라고 생각해 체험해보고 싶었던 찰나, 마침 추석이 다가오고 있길래 1회성 선물 구독을 이용해 9월달 담화박스를 받아보게 되었다.

구성품은 앞서 말했듯이 전통주 2병과 1종류의 안주가 메인이고, 술담화 서비스를 소개하는 종이 팸플릿 한 장과 각각의 전통주를 소개하는 종이카드가 종류마다 한 장씩 해서 두 장이 들어 있다. 개인적으로 술도 술이지만, 이 술을 소개하는 소개 카드가 인상적이었다. 기본적인 제품 소개는 물론, 해당 종류의 술을 왜 꼽게 되었는지, 또 이 술과 잘 어울리는 안주는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줘서 전체적인 서비스에 대해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술담화라는 서비스에 대해서 호감을 더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술담화 기업 인스타그램인데, 전통주와 관련된 스토리나 역사들을 잘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은 당연이고, 자칫 위기로 생각될 수 있는 배송과 관련된 문제에 관해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며 더 신뢰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달에 도착한 술은 경기미로 지은 '감사 블루'(이하 감사)와 '그리움', 안주는 말린 대추칩이다. '감사'와 '그리움'은 주세법상 약주로 분류되는 술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사케酒와 구분하기 위해 일본식으로 빚은 술을 '청주淸酒'라고 부르게 하였고, 조선식으로 빚어지는 술은 '약주'로 부르게 했다고 한다. 특히 '감사'와 '그리움'은 차례주로 쓸 수 있어서, '감사'를 추석 전날 가족들이랑 다 같이 먹고 '그리움'은 차례주로 썼다.

 특히 나는 이번 9월 담화박스에서 '감사'가 제일 맛있었는데, 이모가 만든 육전에 무순이랑 부추랑 김치를 안주로 삼아서 마셔봤다. 게다가 양도 아주 적절해서 동생들이랑 나랑 셋이서 먹기 알맞았다. 특히나 소주와 너무 비교됐는데, 소주는 뚜껑을 따면 알싸한 알코올 향이 나면서 냄새는 딱히 기분이 좋지 않은 반면에 '감사'는 그윽한 향기에 한 모금 머금으면 잔잔한 풍미가 피어오른다. 마지막으로 목으로 넘어가야 익숙한 알코올 향이 미약하게 깔리면서 맛이 마무리된다. 거기가다 양파절임 소스를 찍은 육전을 입에 넣으면 끝! 게다가 또 감사 블루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도 발견했는데, 얼마 전에 추석선물세트로 받은 청포도맛 미초를 소주잔 반 잔도 안되게 채워서 감사 블루를 일반 물 잔 반 컵 정도와 섞으면 청포도의 싱그러운 향과 잘 맞아서 꿀떡꿀떡 삼키게 되는 매직(!)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내가 매주 술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서 지속적인 구독은 조금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이벤트성의 1회 구매나 선물용도의 구매는 꾸준히 해 볼만 하다. 게다가 내가 전에 받아보지 못한 전통주에 대해서도 구매가 가능한 데다가 곧 쇼핑몰을 오픈한다고 하니, 구독이라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전통주를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서 기쁘게 생각했다. 그리고 구매가 아니더라도 인스타그램이나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전통주 콘텐츠를 통해 전통주를 많은 사람들에게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이 서비스가 앞으로 더 잘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