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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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내일이 올거야
내가 책에 가장 열중해있었을 때가 언제였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중학생 때였던 거 같다. 중학교 3학년, 도서부는 아니었지만 담임 선생님이 도서부 담당인 데다 도서부인 친구도 있어서 한참을 학교 도서실을 점심시간마다 들락날락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작정 세운 목표가 하나 있었다. '일본 소설 코너에 있는 책 다 읽기'. 아무리 생각해도 저 목표를 세운 까닭은 하나다. 일본 소설 소장 권수가 가장 적어서. 책장 여러 개를 차지하던 한국소설이나 기타 영미소설에 비하면 일본 소설은 책장 1개도 다 못 채울 정도로 적었다. 덕분에 졸업할 때까지 대부분의 일본 소설을 즐겨 읽으면서 독서 지구력을 키울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달에 한 권을 읽을까 말까로 쇠퇴해 있다. 아니 근데 내가 라는 책을 읽..
2021.10.26 -
'한일'의 답답함과 대학생인 나(「日韓」のモヤモヤと大学生のわたし)
책을 다 읽은 지는 꽤 됐지만, 이 감상문을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을 꽤 많이 했다. 이유는 내가 한국인이지만 일본 가수의 팬이기 때문이다. 다사다난했던 10대와 혼란스러운 20대를 지나고 있으면서 그들이 나에게 큰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한국인으로서 과거의 역사를 모두 잊은 건 아니다. 일제의 악랄한 수탈과 인권 유린을 배우며 치가 떨리는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본 콘텐츠를 자주 접하는 사람들이면 늘 마주치는 건 그들의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마치 전범국이 아닌 척 원폭 피해를 당했다고 말하는 그들을 볼 때면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렇다면 내가 뉴스로만 접하던 우익 인사들의 역사수정주의는 과연 얼마나 일본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또한 과연..
2021.08.08 -
그래, 캠프 가자!(そうだ、キャンプいこう!)
요즘 내 관심사는 캠프, 그것도 솔로 백팩킹 캠프다. 최근에 캠프 관련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혼자 캠프를 떠나는 게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모든 게 불황이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과 떨어져서 지내고 싶기도 했고 말이다. 그래서 책을 찾아봤다. 인터넷에는 너무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다 보니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근데 이상하게도 국내에는 입문자를 위한 캠프 서적이 많이 없었다.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오토 캠프 관련이라 차는 고사하고 면허증도 없는 나에게는 너무나 부적합했다. 결국 아마존 재팬에서 책을 찾아보기로 했는데, 그중 눈에 띈 게 바로 였다. 일단 만화 형식이라 일어라도 해도 해석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됐고, 저자가 여자인 데..
2021.07.27 -
보건교사 안은영
마법 소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가? 나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히어로물은 싫어하면서도 세일러문의 영향일까 이런 마법 물은 좋아한다. 특히 아무도 모르는데 나만 세상을 위해 싸우는 고독하고 독특한 일상 마법 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작년 이맘쯤 나왔던 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땐 활자와 사이가 좋지 않아 원작을 읽지 않았지만, 올해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정주행하면서 정세랑 작가의 원작도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주인공 '은영'은 한 사립학교의 보건 교사다.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걸 볼 수 있었는데, 그것들은 젤리처럼 생겨선 사람들을 괴롭히기도 해서 은영의 힘으로 감싼 장난감 총과 깔때기 검으로 없애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은영의 전투기를 옴니버스식으로 경쾌하게 풀어낸 이야기다. 허무맹랑한 이야..
2021.07.09 -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블로그에 책 이야기를 안 쓴지 무척 오래됐다. 마지막으로 완독한 책이 2년 전이었다. 그땐 출판사에서 수습 인턴직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사무실에서 집까지 광역버스가 다녀서 퇴근길에는 항상 책을 읽었다. 게다가 텍스트가 그림처럼 읽히지 않아서 고생했을 즘, 이왕 글로 먹고살게 된 거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눈에 들어오게 하려고 이북리더기 버튼을 위아래로 딸깍딸깍 반복해서 클릭했었다. 물론 작년에도 책을 읽으려고 노력은 했다. 한참 영화 을 보고 시얼샤 로넌이 분한 둘째 역에 감명을 받았을 때였다. 큰맘 먹고 책을 샀지만 반복되는 야근과 장거리 출퇴근에 먼저 나자빠져 결국 독서는 실패했고, 지금이 돼버렸다. 그리고 우연처럼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카카오 브런치 브랜드 마케터가 20개의 브랜드 사례를..
2021.07.09 -
90년대생이 온다
드디어 다 읽었다! 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에게 선물했다고 해서 유명해져 베스트셀러까지 오르게 됐는데, 나는 예스24 리뷰를 살펴보다가 저자의 셀프 리뷰가 너무 재밌길래 눈여겨보고 있었던 책이었다. 그러다 마침 밀리의 서재에 있길래 냉큼 읽기 시작했다. 가벼워보이는 출판사 안내 페이지나 저자의 리뷰와는 달리, 생각보다 어려운 책이라 그런지 완독 하는데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 그래서 그런지 완독이 이렇게 뿌듯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저자는 오랫동안 HRD팀에 근무하면서 신입사원 교육의 담당자였다. 그러다가 저자가 90년대생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2년 어느날 대학생과 어울리다가 그들이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는데, 다니고 있는 회사의 신입사원은 물론 카페에..
2019.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