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처리기사 필기

2021. 3. 26. 02:32Certificates

다시 준비하는 정처기

1월달 입사에 전패하고 2~3월은 자격증에 올인하기로 했다. 물론 4월부터 부지런히 알아보기도 하고 토익이랑 HSK도 따려고 한다. 특히 2월은 내가 1번 떨어진 경험이 있는 정보처리기사를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내가 정보처리기사에 처음 도전했던 때는 2018년 여름이었다. 그때는 대만 어학연수에 다녀와서 진로에 대한 고민도 심각했고, 남자 친구랑도 헤어졌던 쯤이라 많이 괴로웠고 아팠었다. 그런 정신에서 기사를 도전한다는 건 애초에 어불성설이었다. 3주 정도 준비하다가 정신건강증진센터도 다니면서 결국 나머지 공부를 하나도 안 했다. 결과는 물론 불합격.

이후 어느 정도 추스르면서 인턴도 하고 또 취준하면서 이전 회사 다니다가 기사 자격증의 필요성을 다시 절실히 느꼈다. 사실 쉬는데 공부를 너무 하기 싫었지만 집에만 있으면서 아무것도 안 하기도 눈치 보이고, 또 준비 안 했다가 자격증이 없어서 떨어지는 건 더 싫어서 일단 기사 필기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책은 <2021 이기적 정보처리기사 필기 기본서>. 필기 시험 준비를 맘먹은 그 날 동네 서점 가서 사 온 건데, 그땐 시나공 문제집이 없어서 사 온 걸로 기억한다. 학부 다닐 때도 기사 필기 책은 길벗의 '시나공' 아님 영진의 '이기적'이었으니까 말이다. 근데 요즘은 건기원이라는 출판사에서 '수제비'라는 시리즈도 나와서, 종종 유저들이 보인다. 이전에 일했던 짬밥이 있어서 출판사를 찾아보니까 IT 업종 기사보다는 전기나 토목 분야 기사 서적을 발간했던 회사였다. 예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일할 때 서고 정리하면서 봤던 책이 눈에 띄었다. 아무튼 여전히 정처기 분야 탑은 시나공 같고, 2위가 이기적, 3위가 수제비지만 수제비가 열심히 이기적을 쫓아가는 모양새다.

왼쪽부터 시나공, 이기적, 수제비

 

공부는 하기 싫었는데 일단 꾸역꾸역 하루 치를 챙기자는 목표로 했다. 사실 준비하기 시작한 건 1월이었는데 입사 시도 전패와 시험 준비가 맞물려서 거의 2월에 몰빵하여 준비했다. 1월엔 겨우 1과목 끝냈으니 말이다. 아무튼 정신 차려보니 4주밖에 남지 않은 기사 시험을 아래와 같은 플랜으로 준비했다.

시간 준비내용
2월 1주 진짜 가고 싶었던 회사 광탈 당해서 놀았음, 일단 이전까지 1과목 소프트웨어 설계는 대충 끝냈음
2주 2과목 소프트웨어 개발 완독+기본서 문제 풀기 (*완독: 동영상 강의 들으면서 필기)
3주 3과목 데이터베이스 구축 완독+기본서 문제 풀기
4주 4과목 프로그래밍 언어 활용 완독+기본서 문제 풀기
3월  1주 5과목 정보시스템 구축 관리 완독+기본서 문제 풀기
기본서 부록인 2020년 기출문제+출제 예상 모의고사 풀고 해설 적기 

(1)~(2) 기본서/모의고사 모습, (3) 영진닷컴 동영상 강의, (4)~(5) 태블릿/워드 필기

여기서 '완독'이란 영진닷컴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강의를 다 들었다는 걸 의미한다. 사실 책만 봐도 괜찮았지만, 나는 내가 잘 안다고 분명히 핸드폰 하면서 딴 짓 할걸 알아서 귀라도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필기도 했다. 특히 1과목이랑 2과목은 학부 때 소프트웨어 공학을 듣지

않은 죄로 잘 모르는 게 많아서 손으로든 워드로든 필기 하면서 들었다. 4과목은 어차피 컴퓨터 언어 관련 과목이라 자바나 C언어 기본적인 강의들은 다 넘겼지만 말이다.

아무튼 강의는 보통 40~60분정도 걸리는데, 가끔가다 2시간짜리도 있다. 이기적 시리즈를 집필하신 선생님의 직강인데, 사실 재밌는 설명은 아니기도 하고 (예시는 많이 들어주셔서 이해는 쉽다), 전공 때 한 번씩 들어본 설명이라 한국사 준비할 때처럼 2배속으로 들었다. 비전공자에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1.5~2배속으로 들어도 괜찮을 거 같다. 그래서 공부는 보통 짧으면 2시간, 길면 6시간까지 걸려서 했다. 특히 마지막에 벼락치기 하면서 길게 했던 거 같다. 물론 전부 집중은 안했다😪 그냥 하루 할일 끝낸다는 듯이 공부했다.

어쨌든 보면 알겠지만 시험 직전까지 5과목 마무리 짓고, 3월 7일 일요일 시험 보러 가기 전에 겨우 금요일과 토요일에 기출문제랑 모의고사를 풀고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너무 귀찮아서 안 풀고 들어갈까 싶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기출문제랑 모의고사를 풀고 들어간 게 신의 한 수였다. 기출문제가 나온 것도 있었고, 모의고사랑 비슷한 문제가 나와서 막상 실전 때 풀면서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험 후기 및 결과

일단 시험은 집 근처에서 봤다. 시험 접수 때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과연 집 근처 시험장을 선택할 수 있을까 걱정 많이 했는데, 쉽게 선택할 수 있었다. 특히 시험 봤던 곳이 하필 수능 봤던 학교라서 집에서 걸어서 갔다. 아, 그리고 나는 오후에 시험을 치렀는데 코로나19 확산 방지 때문에 미리 가서 교실에서 앉을 수는 없었고 입실 마감 30분 전에야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학교에서 보시는 분이라면 어차피 구령대 근처에 스탠드에 앉아서 기다리시거나 근처 카페에 있다가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시험지를 받아본 소감은 '이래서 사람들이 기출문제를 풀어보라는 거였구나' 였다. 하필 정보처리기사는 작년에 리뉴얼돼서 기출 족보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모의고사도 적중률이 괜찮을까 걱정했었는데 시험 내용은 기출+모의고사 짬뽕이었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난도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무난하게 풀 수 있었다. 역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시험 시간도 다 채우진 않고 퇴실 가능 시간을 좀 넘기고 나왔다.

가채점은 시험치고 나서 바로하진 않았다. 왠지 떨어질 거 같아서😂 일부러 찾아보지 않다가 그래도 몇 점 맞았는지 궁금해서 채점해봤는데, 무려 기출문제+모의고사 푼 거보다 훨씬 높게 나온 84점! 원래 준비하면서 너무 대충 공부해서 70점만 넘기자, 65점만 넘기자 다짐했는데 목표했던 점수를 더 웃돌아서 기분이 좋아서 치킨을 먹었다🍗 (기분이 고기압이면 고기 앞으로 가자✌)

다행히 OMR 실수는 없어서 채점했던 점수가 이상이 없는 것과 합격 여부를 확인하고 무사히 고비 하나 넘기기 성공! 특히 데이터베이스 과목이 95점이나 나와서 놀랐다(ㅋㅋㅋ) 사실 예전에 개발사에서 인턴할 때 MSSQL을 만지긴 했었는데, 그 기억이 강하게 남았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사실 공부하면서도 DB가 제일 재밌긴 했다😏 그리고 정보시스템 구축 관리 과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네트워크는 원래도 약했던 부분이라 이건 할 말이 없다^^; 아무튼 필기시험 ~끝~ 이제 나에게는 실기 시험 준비가 기다리고 있다!

아, 정처기 필기 관련해서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바로 확인할 순 없지만 성심성의껏 대답해드리겠습니다 :)

시험지와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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