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ok Glowlight3 직구기

2019. 3. 24. 16:43Review

이사를 하면서 도서관이 꽤 멀어진 관계로 착 대출/반납이 심히 귀찮아졌는데, 기어코 큰 맘먹고 빌린 책이 2주 정도 연체 되면서 이북 리더기가 절실해졌다. 대만에서 생활 했을 때는 핸드폰으로 보곤 했는데 장시간 독서를 하기에는 눈에 피로가 상당히 가길래 이래서 다들 이북 리더기, 이북 리더기 하는 구나 하고 깨달았다. 

다만 걱정됐던 게, 아직 제대로 된 경제 기반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북 리더기 가격이 단순히 4~5만원 하는 것도 아니라서 나에게는 '가성비 좋은' 기기가 필요했다. 흔히 이북 리더기 입문용으로 꼽는 크레마 시리즈 중에서는 '카르타'랑 '사운드'를 꼽는데, 카르타는 이미 단종된 지 오래됐고 물리키가 있고 가격도 괜찮던 사운드를 알아보던 찰나 심각한 단점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뽑기운'이 심하다는 것. 사실 전자기기 중에서 제대로 된 '양품'을 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저 뽑기운이 따라줘야 되는 건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뽑기운'의 편차가 심하다면? 그건 조금 다른 문제인 거 같다. 게다가 제품의 내구성까지 최악이라는 후기를 심심찮게 봤던 차라 슬슬 이북 리더기의 뽐뿌가 떨어질 때 즈음 발견한 게 바로 'Nook Glowlight 3' 되시겠다.

 

왼쪽부터 차례로 크레마 카르타, 크레마 사운드, 누크 글로우라이트3

 

미국의 서점 브랜드 반즈 앤 노블(Barnes&Noble, 이하 B&N)에서 전용 기기로 내놓은 누크 글로우라이트(Nook Glowlight) 시리즈는 북미(미국, 캐나다)지역에서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안고 있지만, 안드로이드 기반인 이 기기를 루팅한 다음 리디 북스 페이퍼 소프트웨어를 올려두면 크레마 시리즈 처럼 '열린 서재'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크레마 사운드 가격에 리퍼 상품을 사도 양품에 가까운 품질을 받을 수 있고 크레마 시리즈보다 반응 속도도 괜찮다니,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에도 나는 누크 글로우라이트 시리즈 중에서 가장 최신 버전인 누크 글로우라이트3, 줄여서 누글삼! ...을 사기로 했다(^0^)/

제대로 된 신상품의 가격은 119.99 달러지만 리퍼 상품은 89.99달러. 그것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팔고 있다. 위에도 적었지만 리퍼 상품과 정식 신상품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다들 공홈에서 산 리퍼 상품은 양품과 다름 없다고 하니 이왕이면 더 저렴한 리퍼 상품으로 구매!...하려고 했지만, 요즘 미국 내 공홈 쇼핑몰들은 사서함 주소나 해외 국적 카드를 거른다. 예전에 코치 공홈에서도 5번을 까인 적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B&N에서도 7번을 까였다. 원래는 이왕 사는 김에 마스터 패스랑 첫 구매 고객 할인을 다같이 받아서 케이스도 같이 사려고 했던 원대한 소망이 있었지만 다 까였다. 흑흑흑. 이런 게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는 건 가보다.

어찌 됐든 아마존에서 리퍼 기계+검은색 기본 케이스를 샀다. 물론 공식 홈페이지보다 싸게 말이다. 케이스가 7.99달러로 공홈 악세서리(19.99 달러)보다 싸서 저렴하게 산거다. 물론 공홈의 예쁜 디자인의 케이스가 눈에 아른거렸지만 나는 B&N에게 버림받았고... 이제 더 이상 돌려 사용할 카드나 계정도 없었다...(๐•̆ ·̭ •̆๐) 중고 매물을 기다리거나 남한테 구매를 맡기기엔 성미에 안 맞아 결국 후회하지 말기로 하고 주문! 아마존에 있는 리퍼 기계들은 제 3자가 B&N에서 위탁 받아서 파는 건지 이름은 반즈 앤 노블이나 공급처가 다른 이름이었고 공홈 리퍼 기기보다 10달러 비쌌다. 아무튼 아마존에서는 케이스랑 세트로 한 큐에 주문할 수 있었다.

 

왼쪽은 아마존에서 팔고 있는 상품 소개, 오른쪽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팔고 있는 상품 소개

 

그리고 아마존 프라임으로 주문했으나... 여기서부터 길고 긴 직구 기다림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직구 상품들은 안 기다리는 게 빨리 온다고 하지만, 어떻게 안 기다릴 수가 있어?(ㅠㅅㅠ) 아마존 프라임은 일종의 쿠팡 로켓 배송+왓챠 플레이/넷플릭스의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최근 아마존도 오픈마켓 이외에 VOD 시장에 뛰어들면서 자체 제작 드라마를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서비스 아래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드라마는 차치하고 원래 3-9 영업일 걸릴 배송을 1-2일만에 받아볼 요량으로 프라임 30일 체험을 신청한 건데, 배달원이 배달 완료 스캔만 찍어두고 진짜 배달을 그 다음날 해버리고 말았다. 이것도 이 전날에 아마존 고객센터에 항의를 해서 받은거다. 교환/환불은 무료로 해줄 테니까~ 하는데 이미 팍 상해부러쓰 하는 마음은 나아지지는 않을 거 같다. 아무튼 유료서비스로 아마존 프라임을 다시 쓸 의향은 없다. 드디어 미국 동부 기준 15일에 누글삼이 배대지에 도착!

 

아무튼 요약하자면 걱정 시켜서 미안하고 네 택배는 15일 오후(미국 동부시간)에 도착할거고 미안해서 교환/환불은 공짜야 라는 것이다...

 

배송 대행지는 투패스츠(2fasts)를 사용했다. 여기도 아주 만족할만한 배송은 아니었다. 후기 검색할 때만 해도 상당히 빠르다는 칭찬이 자자했는데, 이 입소문으로 물량이 넘치고 있는 건지 부분 선적에 오프라인이 타 배대지에 비해서 너무 잦았다. 특히나 내 물건이 금요일에 도착하는 바람에 입고완료도 주말 제외하고 월요일(18일)에 완료됐는데 출고는 당일 됐지만 부분선적에 걸려서 19일에 출고한 선적들과 21일에 인천에 입항 했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카고도 지연 출발하는 바람에 22일 하루를 더 까먹었다. 고객 Q&A에 대응은 빠르고 간결해서 CS는 불만이 없었지만 그래도 싼게 비지떡이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 이외에도 미신청건에 대해 개개인에게 알람이 가지 않아 주의를 항상 기울이고 있어야 하는 점도 말이다. 아무튼 그나마 맘에 드는 건 우체국 택배를 쓴다는 점. 역시 국내 배송은 우체국이 짱이지.

그리고 23일! 집에 도착✿*:・゚
토요일 일요일 걸쳐서 누글삼 루팅하고 세팅한 후기는 다음으로 미뤄두고 누글삼 직구기 끝!٩(๑ˆOˆ๑)۶

 

20시 넘게 들어와서 입항적하목록 운항정보 정정에서 진짜 안넘어갔다... 숨넘어가는 줄; 그리고 배송은 역시 우체국 택배^^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