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제주 서귀포] Day 2 : 올레 5코스, 쇠소깍, 올레 6코스, 올레 여행자 센터

2021. 6. 29. 18:40Travel

오전 9:00

원래 아침밥을 잘 안 먹는 타입이지만 이 날만큼은 라면에 밥까지 말아먹었다. 그 이유는 바로 올레길 코스를 2개나 걷는 날이기 때문! 전날 우도에서 올레 코스를 걸으면서 밥을 든든하게 먹어야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아침부터 편의점에 달려가서 끼니를 때웠다. 이 날 내 차림도 걷기 운동할 때의 운동복처럼, 위에는 기능성 티셔츠에 얇은 바람막이 점퍼 그리고 바지는 레깅스는 약간 부담스러워서 얇은 고무줄 바지로 대신했다. 그리고 잊지 않고 가벼운 운동화도 신었다.

내가 출발하기로 한 올레길 5코스는 묵고 있었던 플레이스캠프 제주에서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단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물론 제주도 내 버스는 운행 중인 버스 수도 많지 않고, 스케줄도 들쑥날쑥하므로 반드시 여유롭게 시간을 잡고 확인하는 게 좋다. 이때 나는 201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러면 올레길 5코스의 시작점인 남원포구 앞에서 내릴 수 있다. 일단 남원포구에 있는 여행자 센터 앞에서 도장을 찍고 걷기 시작했다.

올레길 출발은 도장 찍기로부터 시작('ㅅ'/
올레길 5코스는 해안도로와 숲길을 반복하며 걷는다.

올레길 5코스는 올레길 코스 중에서도 난이도가 낮은 코스지만, 중간중간 바위길과 포장되지 않은 도로가 기다리고 있으니 걷기가 익숙지 않은 분들은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편한 복장과 운동화를 준비하고, 여차 싶을 때 필요한 교통편도 알아보시는 편을 추천드린다. 아, 그리고 올레길 곳곳에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올레길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런 걸 베리어프리라고 해야 하나.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어 있는 것 같아서 기뻤다.

그리고 올레길 5코스는 겨울에, 동백꽃이 피는 철에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바로 그 이유는 코스 중에 '위미 동백나무 군락'이 있기 때문! 나는 5월에 가서 날씨는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딱 괜찮았지만, 만약 나중에 다시 갈 수 있다면 꼭 위미 동백나무 군락을 보러 2월에 다시 가고 싶다. 그 근처만 가도 동백나무를 많이 만날 수 있으니, 꼭 체크하길 바란다.

올레 5코스

 

오후 1:00

5코스의 끝이자 6코스의 시작인 쇠소깍에 도착했다! 여기서 '깍'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점을 제주말로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쇠소깍을 걷다보면 보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 너머로 바닷물과 강이 만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이때 커피를 한잔하고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 전날 우도 올레길을 걸어 다닐 때 생각보다 완주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걸 알아서 그냥 계속 걷기로 했다.

그래도 쇠소깍에서 보트를 타고 있는 사람을 보니 일행들이랑 오면 여유롭게 레저도 즐겨야지 싶었다.

도착했으니 도장 쾅! 하는 사진과 쇠소깍을 즐기는 사람들

올레길 6코스는 11.6km로, 쇠소깍에서 출발해 서귀포 시내에 도착하는 코스다. 사실 6코스는 5코스보다 쉬운 코스라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오름을 오르지 않고 대체 루트도 많고 대부분 포장되어 있는 코스라서 올레길 초보자라면 재밌게 다녀올 수도 있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도착지 주변에 이중섭 거리나 서귀포 매일 올레 시장 등이 있어 지쳤을 때쯤에 가볍게 휴식을 취하기 좋다. 

올레 6코스

위의 사진을 계속 지켜보면 알다시피 이 날은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던 날이다. 결국 도착점을 3키로 남겨둔 시점에서 비가 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오후 6시까지 도착하기로 한 내 목표도 약간 아슬아슬해서 정방폭포도 건너뛰고 그냥 앞으로 직진(^^;) 그래도 정방폭포를 지나면 서귀포 시내에 도착한다. 거기서부터 한 30분~1시간 정도 걸어가면 이 날의 도착점 '올레 여행자 센터'에 도착할 수 있다. 시간이 늦어서 이중섭 거리도 보는 둥 마는 둥해서 아쉬웠지만, 국내 여행지는 원래 여지를 남겨놓고 가는 게 다음 여행의 원동력도 되는 것 같고 좋은 거 같다. 아쉬운 마음에 또 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6시를 조금 남겨놓은 시점에 드디어 올레길 6코스 종착점 도착! 우중에 3키로나 걷고 점심을 걸러서 그런지 잠깐 어디서 쉬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올레 여행자 센터에서 식사는 물론, 맥주도 판다고 하길래 서둘러 들어갔다. 맥주는 맥파이 브루잉 컴퍼니의 맥파이 페일 에일! 안주로 짭조름한 프레츨도 내주셨다. 참고로 맥파이 브루잉 컴퍼니는 한국 수제맥주의 시작점 역할을 하고 있는 브랜드로, 2016년부터 제주 동회천동의 빈 감귤창고를 개조해서 브루어리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브루어리에서는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니 다음에는 꼭 브루어리도 가보고 싶다('ㅅ')❤

 하올레길 걸은 후에 마시는 맥주는 꿀맛!

 

오후 7:00

드디어 호텔에 도착. 룸에 올라가서 얼른 씻고 저녁을 주문하러 룸을 나섰다. 이 날은 호텔 내 중식당인 샤오츠에 가서 딤섬을 먹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매주 수요일은 샤오츠의 휴무일(;ㅅ;) 결국 폼포코 식당에 가서 궁금했던 모찌동을  주문하고, 배가 너무너무 고픈 나머지 편의점에서 스팸 덮밥을 샀다! 그리고 룸으로 올라가기 전 스피닝 울프 제주본점에서 제주 맥주도 한잔 시켜서 올라갔다. 사실상 이쯤 되면 걷기로 소진된 칼로리 다시 먹어서 채우는 기분(ㅋㅋㅋ) 딱 배부른 느낌으로 완식 하고 나서 바로 99.9 드라마 재탕하고 나서 잤다👻

폼포코 새우튀김, 야채튀김이 올라간 모찌동, 스팸덮밥, 제주 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