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2019)

2019. 5. 29. 20:25Movie

나는 보통 디즈니보다 픽사를 선호하는 편인데다가, 어릴 때 디즈니 만화영화를 안 봐서 그런건지 디즈니 감성에 대한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러다가 인스타그램에서 일전에 알게 된 미용사님의 영업(?) 게시물에서 마성의 '아라비안 나이트'를 접하고, 여행을 다녀와서 꼭 보겠노라 관람하기 좋은 타이밍을 벼르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오늘! 그동안 작업하던 유튜브 영상 작업도 하나 끝내놓은 참에 근처 영화관으로 <알라딘>을 보러 갔다.

사실 <알라딘>의 실사판 제작이 확정되고 캐스팅이 하나 둘 공개되면서 미스 캐스팅이라는 여론에 동의했던 건 사실이다. 게다가 나에게 있어서 알라딘 실사판의 그림이 잘 떠올리지 않아서 기대를 하진 않았는데, 역시 본판은 뚜껑을 까봐야 알 수 있었다. 영화의 줄거리나 등장인물에 있어서 원작 애니메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장점인 뮤지컬스러운 OST 넘버를 편곡해서 극에 잘 녹여 기존 캐릭터가 더욱 '힙' 해지는 효과를 낳았다. 특히나 윌 스미스의 그 리듬감 넘치고 스웨그 있는 지니는 앞으로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자파' 역 자체를 꼽고 싶다. 극 내에서 빌런이 자파 한 사람이라 개인적으로 악함 그 이상의 아우라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잔챙이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어딘가 빈약해보이는 빌런 정도로 평하고 싶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주인공보다 빌런을 좋아했지만 <알라딘>의 자파에게는 애정을 갖을 수 없었다. 빌런 매니아에게는 이 점이 제일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라딘>은 상반기 영화 중 제일 최애 영화가 될 것 같다. 가이 리치가 연출을 하면서 감정에 북받쳐 울었다는데, 나는 그의 맘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특히 영화 후반부 자스민의 솔로곡에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며 나서는 장면에서 그동안 겪어온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여성의 굳은 심지 같은 감정이 전해져,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주인공은 알라딘이지만 영화는 알라딘 외에도 자스민과 지니를 통해 여러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 것도 최애 영화를 꼽게 만드는 포인트였다. 아무튼 나는 조만간 이 영화를 4D로 다시 보러 갈 예정이다. 그때 또 <알라딘>의 신비롭고 새로운 아라비안 나이트가 나를 반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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