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

2019. 6. 7. 21:12Movie

보고싶은 영화가 없을 때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방구석 1열'을 정주행 하곤 하는데, 방송시간이 애매해서 놓친 방송편들을 보다 '4등'과 '우리들'을 다뤘던 교육특집 1부에 이어 '빌리 엘리어트'와 '죽은 시인의 사회'를 다룬 교육특집 2부를 보게되었다. 둘 다 잘 알려진 명작이지만 아직 본 적이 없어서, 마침 왓챠 플레이 월정액도 끊었겠다 이 참에 두 편을 모두 '보고싶어요' 폴더에 넣었다.

줄거리의 배경은 영국, 광부 파업을 막 시작하던 참의 더럼주이다. 빌리는 노동자 계급의 아들로 아버지의 강권으로 복싱을 배우지만 영 의욕이 없다. 그러다 1층의 발레 교실이 빌리가 배우던 복싱 교실 옆 한켠으로 이동하면서, 빌리의 눈길은 발레를 쫓게된다. 그러다 발레 교실의 윌킨슨 선생이 빌리의 가능성을 알아채고 빌리에게 발레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하지만 보수적인 아버지는 발레는 여성적인 것이라고 생각해 빌리의 발레 공부를 반대하고, 설상가상 형이 파업 중 경찰에게 잡혀가고 말아 빌리는 발레학교 오디션도 놓치고 만다. 그렇지만 빌리는 춤이 너무 추고 싶어했고, 빌리는 아버지를 설득해 기어코 로열 발레학교 오디션을 보게 된다. 빌리는 오디션장에서 같이 오디션을 보게 된 친구를 때림에도 불구하고 빌리는 발레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훗날 빌리는 성공한 발레리노가 되고, 아버지와 형이 국립극장에서 빌리의 점프를 지켜보는 씬으로 영화가 끝이 난다.

영화 소개를 봤던 만큼 영화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왓챠 플레이로 러닝타임을 확인하면서 보는 편인데, 몇분 남았는지 확인도 안하고 한번에 봤다. 나는 이 영화의 매력은 단연코 빌리의 춤사위일 것이다. 영국의 수많은 명곡에 빌리의 파워풀한 점프는 이 영화의 매력을 살려주는 씬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빌리가 잔뜩 화가 난 얼굴을 하고 그 분노 가득한 감정을 탭댄스로 푸는 그 장면은 영화를 보고 있던 나도 저절로 박자를 세게 만들었다. 게다가 빌리의 감정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빌리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덕분에 나중에 빌리가 발레 학교에 합격했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 내가 다 기쁘고 뿌듯했었다. 그리고 마침내 빌리가 국립극장의 무대에서 높이 뛰는 씬은 전율이 오르면서도 소름이 쫙 돋았는데, 아마 이런 느낌은 빌리가 춤을 원했던 것만큼 영화가 응축했던 힘이 폭발했기 때문은 아닐까?

빌리가 현실을 헤치고 부딪치는 것만큼 용기를 준 이번 영화는 내가 할 수 없을거라고 겁을 낼 때 또 찾아 볼 것 같다. 또 감상문을 쓰면서 빌리의 앞으로가 궁금해졌지만, 빌리 역시 춤 속에서 행복할 것이라고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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