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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막내가 극찬을 하며 재밌다길래 '빠삐용' 예매하면서 덜컥 예매해서 본 영화. 안그래도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본 예고편도 흥미로워서 선뜻 예매할 수 있었다. 앤 여왕을 둘러싼 사라와 아비게일의 권력 암투극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는 그들의 사랑싸움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앤이 여왕이기 때문에 권력은 당연히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랑 말이다. 특히 아비게일이 사라에 대응하면서 성장해나가는 서사는 희열을 느끼게 해줬다. 물론 아비게일이 마지막에 방탕하게 변해가면서 앤에게 동정심을 느꼈지만, 사라를 향한 아비게일의 질투는 앤을 잃어버릴까 안절부절 하게 만드는 감정이 전해지기도 했다. '아가씨'의 로맨스는 남자의 존재가 여전히 있었다면, '더 페이버릿'은 성별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았던 오롯이 사람 사..
2019.02.28 -
빠삐용(2017)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를 좋아하던 나에게는 라미 말렉은 그저 그렇게 지나가던 조연은 아니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를 히트시키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주연'이 되고, 그의 연기가 비로소 빛을 보게 된 것은 굉장히 기쁜 일이다. '빠삐용' 역시 기쁨의 연장선으로 관람하게 되었다. 사실 원작의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에 리메이크된 빠삐용은 빠삐의 탈출 보다도 그와 드가의 감정과 삶에 대한 간절한 희망을 사실적으로 잔잔하게 그리고 있어, 빠삐의 상황을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찰리 허냄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두 배우의 연기만큼이나 대자연의 위엄있는 풍경을 그려낸 영상미도 이 영화의 포인트였다...
2019.02.28 -
코코
노래만 들었지 드디어 본 명작. 주인공의 미구엘은 고조할아버지가 음악때문에 가출해서 대대로 음악을 금지하고 신발장인 가문으로 살아가는데, 하지만 미구엘은 그 금기를 깨고 뮤지션이 되고싶어 한다. 죽은이의 날에 열리는 음악경연에 나가기 위해 죽은 대음악가의 기타를 훔치지만 미구엘은 그 때문에 저승으로 넘어간다. 진작에 중요 결말을 알고 있었지만 알고봐도 마지막에 미구엘이 마마 코코를 위해 불러주는 '리멤버 미'는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때문에 '코코'가 어째서 '코코'인지 잘 나타내는 장면이었다. 어쩌면 미구엘이 저승세계로 갈 수 있었던건 헥토르의 코코에 대한 사랑이 음악의 힘을 믿었던 미구엘을 불러서인건 아닐까 싶다.
2019.02.26 -
스포트라이트
이 영화는 보스턴 글러브지의 탐사보도팀인 '스포트라이트'가 지역 내 가톨릭 신부에 의해 발생한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시작은 한 신부였을지언정 파고 들수록 교회 시스템 전반에 만연해있는 부조리들을 보며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또한 오랜 세월동안 혼자서 감내했어야 했을 피해자들에게도 유대의 감정을 갖기도 했다. 진실에 절대 침묵하지 말라는 메세지는 굵직하게 전하되, 사건을 파헤치는 동안 생기는 우여곡절은 결코 드라마컬하게 풀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때문에 러닝타임 내내 흐름과 편집이 자연스럽다. 게다가 보는 이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주제를 전달하고 있어, 보기에도 불편하지 않았다. 근래 본 사회고발 영화 중 피로도가 적어서인지 오히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2019.02.26 -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싶어
혼자 산다면 꿈꿔오던 라이프 스타일들이 있었다. 화이트나 우드톤에 맞춘 가구들과 심플하게 필요한 세간살이만 갖춘 미니멀리즘에 가끔은 수수하게 가끔은 화려하게 입는 옷과 오롯이 사색에 잠긴 산책 같은거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덤덤한 어조로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생활방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어나가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때문에 공부하는 책이 아니면 읽는 책들은 책을 꾹꾹 눌러서 읽지도, 밑줄을 긋지도 않는데, 이 책은 여기저기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여러가지 이유로 에세이 장르의 책은 크게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이 책은 독자를 어떤 방향으로 설득시키기보다는 공감되게 쓰여있어 오히려 한번 더 읽고싶다. 식생활부터 사회생활, 휴가시간까지 어떤 마인드로 임하고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마..
2019.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