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강릉] 당일치기 강릉, 정동진 여행기

2020. 1. 26. 19:13Travel

다녀온 지 벌써 4주쯤 되는 거 같은데, 이제야 쓰는 강릉/정동진 당일치기 여행기!🙋🏻‍♀️🙋🏻‍♂️
작년부터 강릉을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마음만 먹고서 못 갔었는데, 드디어 정동진 새해 일출을 보러 가는 김에 겸사겸사 강릉까지 싹 돌고 왔다. 이번 여행은 과 동기가 함께 가줬는데, 나는 오래 계획하고 있었다지만, 친구는 나의 즉흥적인 제안에 장단 맞추느라 너무 고마웠다. 

원래 우리는 한 여행사를 통해서 단체 관광을 가려고 했었다. 출발하기 이틀 전 쯤인가 모객성공한듯한 안내 문자가 왔었는데, 그게 다른 여행 프로그램 안내문이 와서 대충 모객에 성공했다는 건가 싶어서 떠나기만 하면 되겠구나 생각을 했다. 그런데 여행 전날 갑자기 헷갈렸다면서 여행 취소 안내 전화가 왔다(ㅠㅅㅠ) 당황한 우리는 다른 여행사를 알아보다가 친구나 내 일정도 그렇고 이미 모객이 끝난 프로그램이 꽤 많아서, 결국 우리는 '알아서(!!)' 해돋이를 보러가기로 했다.

너무 당황했던 그 안내 문자... 무사히 환불받긴 했다(T^T)

물론 해돋이 여행과 함께 손님이 엄청 많아서 제대로 된 대응이 힘들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안내 문자 관련해서 오발송이라던가 이런 안내를 해줬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우리가 이렇게 당황하지도 않았을 건데 말이다... 다음부터는 잘 안내해주셨으면. 개인적으로 가기 힘든 하늘목장까지 껴있어서 진짜 기대했었다...ㅎㅎ

 

 

밤 10시 30분, 청량리역

우리가 출발한 역은 청량리역. 우리의 계획은 청량리역발 마지막 새마을 열차를 타고 정동진역에서 내리면서부터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면 미리 강릉에 가거나 정동진에 도착할 필요도 없고,  숙박비도 덜 나가고 당일치기 여행하기에 좋은 스케줄이다. 어쨌든 우리가 전날 예매해서 좌석이 없는 줄 알았는데, 딱 세 자리인가 있어서 바로 결제했다. (🌈체크카드 언─로─꾸)

청량리역 바로 옆에 롯데마트랑 롯데백화점이 붙어있었다. 10시 반에 갔더니 한시간이나 남아있길래 롯데마트 한바퀴 돌고 있었는데, 얼마 안 있다가 롯데마트도 곧 닫는다길래 얘기하면서 영화나 볼 요량으로 과자 한 봉씩 옆구리에 끼고 나왔다. 돌고 표 발권하고 나오니까 딱 열 한시 됐길래 얼른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새마을호 생각보다 더 낡아서 놀랐다('0')...

 

새벽 4시 30분, 정동진역

정동진역 도착! 친구랑 둘 다 얘기하다가 잠들었고, 도착하기 한 30분 전부터 깨서 창 밖을 바라봤는데 시골 철길을 달려가서 그런지 밖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아, 그리고 전에 검색했을때 2시 반 넘어서부터는 객실내 조명을 꺼준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불이 환해서 잠들기에는 그닥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의자도 푹신한 건 아니라서 목베게 준비하는 게 좋았을 듯 싶었다. 사실은 짐 될까봐 안 가져간건데😓...

정동진역에 도착하면 바닷소리가 철썩 철썩 들려온다. 좀 설레다가 이내 바닷바람 때문에 너무 추워서 바로 역 옆에 있던 이디야 커피로 직행! 바로 정동진 바다로 계시는 분들도 계셨고, 아니면 이디야 말고 다른 카페로 가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우리는 바다에서 해돋이를 보기 전에 가장 가까운 이디야에서 핫 음료☕ 하나씩 사서 결국 7시까지 존버했다ㅎㅎ 이디야에는 테이블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콘센트도 있어서 해돋이 보러가기 전에 준비하기 딱 좋다. 대신 매장 안에 화장실은 없어서 건물 밖에 있는 정동진역 화장실을 이용해야한다. 

역 옆에 카페 같은데가 있어서 너무 예쁘다 싶었더니 이디야였음ㅋㅋㅋ

 

아침 7시, 정동진 해변

아침 7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카페를 나서길래, 창밖을 보니 슬슬 밖이 좀 밝아오기 시작하길래 우리도 카페를 나서기로 했다. 안그래도 우리가 검색해 본 모 블로거분도 아침 7시에 나섰더니 딱 좋다고 하셔서, 어쨌든 믿고 가보기로! 정동진 해변으로 가는 길은 역을 지나쳐서 쭉 가다보면 다리 밑으로 들어가면 해변이 나온다. 사실 사람들 많은 곳을 따라가다 보면 나올테니 너무 걱정은 말아라🤗  

근데 우리보다 먼저 오신 분들 진짜 많았다. 해와 썬크루즈 호텔이 정면으로 보이는 갯바위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우리는 저기 가기는 글렀다 싶어서, 썬크루즈 호텔방면으로 해변을 걸어갔다. 그리고나서 사진을 찍으면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해가 뜨고 있었다. 다음에 일출 보러 올 땐  더 좋은 카메라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한게, 핸드폰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도 그 감성이랑 풍경을 다 담아낼 수가 없더라. (안그래도 갤럭시 S20 울트라 100배 줌인 된다던데 좀 기대 중이다ㅎㅎ)

정동진역사를 지나서 쭉 직진하면 해변으로 갈 수 있다(^0^)
왼쪽부터 한 삼십분마다 찍은 일출샷!

 

아침 8시 30분, 강릉으로 출발

해돋이 보고 이제 슬슬 배고파지기 시작했다. 일단 강릉에 가기로 했다! 친구의 친구가 강릉에서 학교를 다녀서 물어물어 맛집을 물어봤더니 아이스크림호떡? 그걸 말해줬다. 그건 후식으로 하고... 어쨌든 우리의 조건은 뜨끈한 국물에 밥 한공기! 그러면 중앙시장 국밥거리를 찾아가라는 그 친구의 말에 일단 버스를 타기 위해 선크루즈 호텔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엄청 큰 모래시계도 보고, 걷기 좋은 공원도 나왔다.

버스를 타려고 다리를 건너가는데 저 멀리 버스가 지나가는 거다. 근데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보니 정동진에서 강릉가는 버스 간격은 1시간😨😨 설상가상 카카오맵 버스 알림은 정보 없음😨😨 솔직히 근처에 있는 두부집에서 밥을 먹을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나는 중앙시장의 국밥이 너무 기대됐기 때문에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한 20분 기다렸을까, 우리가 놓친 버스말고 다른 버스가 왔다. 거의 종점쯤에서 탄 거라 사람도 거의 없고 딱 좋았다.

TIP! 강릉버스
강릉 버스를 알아보고 싶다면 강릉버스정보시스템을 이용해보는 것이 좋다. 버스와 관련된 공지사항은 물론, 길찾기도 가능하다! 특히 행사나 여행 대목때 생기는 돌발상황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강릉버스정보시스템이다. 보통 정동진에서 출발하는 강릉행 버스는 109번이 대표적이다.

 

아침 9시, 강릉 중앙시장

처음에 중앙시장 가까운 정류소에서 내렸는데 사람들도 많이 안내리고 해서 우리가 잘못 내린 줄 알고 긴장했었지만, 이내 걷다보니 중앙시장 입구가 보였다! 아침 아홉시가 사람이 많이 없었을 뿐... 우리는 곧장 국밥거리로 고고고! 중앙시장내에 파는 종목별로 구역이 나눠져 있는 거 같던데, 국밥집도 마찬가지로 국밥집끼리 모여 있었다. 대형마트에 더 익숙해서 그런가, 중앙시장같은 전통시장은 뭔가 늘 낯설다😅

어느 곳이 맛있을까 더 재지 않고 일단 열려있는 국밥집에 들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우리가 시킨 건 돼지국밥, 내심 닭국밥도 기대되긴 했는데 친구가 돼지국밥을 추천한다길래 둘다 돼지국밥으로 통일했다. 둘이서 그저 후루룩 후루룩 먹기 바빠서 국밥에 얼굴이 빠지는 줄 알았다. 그렇게 뜨끈한 방바닥에 온 몸을 녹이니까 진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고 국밥을 먹고 슬슬 안목해변으로 나가볼까 싶었더니, 눈 앞에 친구의 친구가 추천해줬던 아이스크림 호떡이 보이더라. 친구가 그렇게 추천하는데 한번쯤 먹어볼까 싶어서 줄을 섰다. 처음에는 너무 배불러서 하나만 사서 나눠먹을까 싶다가 그냥 둘이서 각자 하나씩 사먹어봤는데, 존맛탱구리! 친구의 친구... 그는 진짜 맛잘알...! 너무 맛있었다. 아이스크림만 먹으면 그냥 그랬는데, 호떡이랑 같이 들어가면 진짜 특별해진다. 강릉가시는 분들은 중앙시장의 아이스크림 호떡 꼭 사 드셔보시길!🍦

아이스크림 호떡과 돼지국밥

 

낮 11시, 안목해변

밥도 먹고 후식도 먹었으면 마실 것 좀 마셔줘야 인지상정, 바로 안목해변으로 향하기로 했다. 중앙시장에서 안목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는데 노선이 빙 둘러서 가게 되어있어서 예기치않은 시티투어가 됐지만, 그래도 여행의 묘미는 예상치 못한 일이니까 기차에서 못 잔 잠을 더 잤다(ㅎㅎ) 버스만 타면 자게 되는 듯...😐

그렇게 삼십분쯤 타니까 도착한 안목해변. 탁 트인 해변 경치를 보니까 마음마저 탁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카페 갈 생각도 못하고 해변에 앉아서 사진찍기 바빴다. 이 날 바람이 세게 불어서 파도도 철썩철썩 치는데, 꽤 높게 쳐서 우리가 파도 칠 때마다 우와아아아아 하고 있었다...ㅋㅋㅋㅋ 그렇게 파도 구경하면서 안목에서 송정을 지나 강문까지 왕복으로 걸어 다녔다🚶🏻‍♀️🚶🏻‍♂️

친구가 찍어준 인생샷!

 

오후 2시 30분, 스타벅스 강릉안목항점

여러 로컬 카페들이 있지만, 비싸기도 하고 사람들도 많아서 스타벅스로 고고! 이 날 강릉이 좀 따뜻해서 하루종일 걸어다니니까 좀 더워서 나는 자허블을 시키고 친구는 당이 떨어진다고 초콜릿 라떼를 함께 먹었다. 원래는 안목항 경치를 보려면 2층에 가야되는게 맞긴 하지만 2층 사람이 많길래 그냥 1층에서 만족하는 걸로. 우리는 '경치는 실컷 구경했으니까~' 하면서 그냥 1층에서 수다나 떨었다(ㅎㅎㅎ) 이렇게 스타벅스에서 에너지 좀 채운 우리는 강릉역으로 향했다.

 

오후 3시 30분, 강릉역

정동진에 올 때는 새마을호였지만, 서울에 갈 때는 KTX! 사실 차타고, 버스타고 왔다갔다를 더 많이해서 부끄럽지만 KTX는 이번이 처음이다...ㅎㅎ 일단 좌석도 새마을호랑 비교도 안되게 좋고, 무엇보다 아무리 제쳐도 뒷좌석 공간 차지가 하나도 안되는게 너무 신기했다😍 덕분에 편하게 자면서 서울에 도착했다🎈 둘 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조금은 피곤했지만, 다음에 또 오면 초당순두부에 순두부 젤라또를 먹기로 다짐했다!🙆🏻‍♀️🙆🏻‍♂️

TIP! 해돋이 준비물
가져가면 좋은 준비물로는 핫팩(많으면 많을수록 좋음), 목베게(기차 또는 버스에서 잘 때), 보조배터리, 모자 있는 외투 또는 귀를 감쌀 수 있는 귀도리, 마스크, 물, 장갑, 셀카봉 또는 삼각대(사진찍을 때 필요) 등이 있다. 개인적으로 해돋이 기다리는 동안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담요는 필요 없었고, 한쪽 어깨로 매는 에코백이나 핸드백보다는 등으로 매는 가벼운 배낭이 휴대하기 좋았다.

 

경비 총정리

교통 새마을호(청량리 → 정동진) 21,000
식비 이디야 커피 아메리카노 3,200
교통 강릉 시내버스 (정동진 → 강릉, 좌석버스) 1,800
식비 중앙시장 돼지국밥 7,000
식비 중앙시장 아이스크림 호떡 2,000
교통 강릉 시내버스 (중앙시장 → 안목해변, 일반버스) 1,260
식비 스타벅스 자몽허니블랙티 5,300
교통 강릉 시내버스 (안목해변 → 강릉역, 일반버스) 1,260
교통 KTX(강릉 → 서울) 23,400
합계 66,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