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래빗

2020. 2. 18. 22:52Movie

 

영화관 데이 세번째 영화는 <조조 래빗>. 사실 전날까지만 해도 볼 생각을 전혀 안하다가 시간표를 봤는데 <조조 래빗> 스케줄이 딱 맞길래 바로 결제해서 후다닥 봤다. <남산의 부장들> 종료 시간대랑 딱 10분차이 나길래 상영관을 벗어나자 마자 뛰어갔다. 혹시 늦을까봐, 미안하지만, 출구말고 입구로 퇴장했다(;ㅁ;) 아무튼, 순전히 구미가 당긴 건 최근에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글을 너무 많이 봐서였다. 물론 시작은 잘생겼다였지만, 내가 마블 시리즈 중에서 제일 재밌게 봤던 <토르:라그나로크> 감독이라고 하길래 과연 어떤 유머가 있는 건지 궁금했다.

배경은 한참 2차 세계대전의 독일, 올해 열살인 조조는 나치 유소년단에 가입할 만큼, 혼자 있을 땐 상상속의 히틀러가 보일 만큼 히틀러의 광팬이다. 그러다 조조는 유소년 캠프에서 뜻밖의 수류탄 사고를 겪으며 죽다 살아나게 되고, 그렇게 학교에도 가지 않고 나치당의 일을 돕는다. 어느 날  조조는 엄마보다 일찍 집에 귀가하게 되고 죽은 누나의 방에서 이상한 틈을 보게 된다. 그 틈을 열어보니 그 곳에는 어느 유태인 소녀 엘사가 숨어 있었다. 엘사는 조조의 허리춤에 있던 단도를 뺏어 조조에게 겨누며, 엄마에게 발설해선 안된다고 협박까지 한다. 그러다 조조는 엘사와 점점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엘사를 좋아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전쟁은 점점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고 나치 유소년단의 캡틴도 친구 요키도 광기 속에 휘말리지만, 정작 조조는 히틀러가 틀렸다는 생각을 갖게 되며 상상속의 히틀러도 함께 사라진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토르:라그나로크> 정도의 유머를 생각하면 예상보다 훨씬 무거웠다. 물론 와이티티 감독의 특유의 익살스럽고 재치가 있는 연출도 있었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그저 일상정도로 짧게 비춰주니까 오히려 감독이 말하고 싶은 바가 강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싶었던 건 유소년단 캡틴과 조교인 핀켈의 사이였는데, 정말 자세히 보면 화면 구석에서 캡틴과 핀켈이 보통사이가 아니라는 걸 눈치 챌 수 있다! 그만큼 씬마다 세심하게 기획이 되어 있어서, 감독의 연출을 보기 위해서 n차는 마다하지 않고 찍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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