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혼

2021. 1. 29. 18:45Movie

팬심으로 은혼 실사화를 두 번째 정주행 했다! 나는 타카스기 신스케 역의 도모토 쯔요시가 소속된 킨키키즈(KinKi Kids)의 오랜 팬인데, 말로만 듣던 전설의 레전드 <은혼>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솔직히 웃기는 역일 줄 알았다. 그도 그럴게, 은혼 실사판의 감독인 후쿠다 유이치와 함께 했던 전작이 <33분 탐정>, <텐마 씨가 간다> 같은 B급 감성이었으니까 말이다. 아니 근데, 타카스기 신스케라뇨? 이거는 두고두고 봐야 한다 싶어서 백수짓 할 때 또 정주행을 도전했다.

<은혼>은 소라치 히데아키가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연재한 만화로, 현재까지 애니메이션화와 실사판화가 되었다. 배경은 에도시대로, 갑작스럽게 우주에서 침공해온 외계인과 경찰 외 사무라이나 민간인이 칼을 차고 다는 것을 금지한 폐도령에 의해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코믹물이다. 애니 알못인 나도 은혼은 넘나드는 수위와 하이센스로 알고 있었으니, 감독으로 후쿠다 유이치만한 사람이 없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 은혼을 잘 풀어낼 줄이야. 사실 은혼은 개그라고도 코믹이라고도 하기 어려운 은혼만의 매력이 있다. '병신 같지만 멋있어!' 은혼을 한 마디로 풀어내자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그 포인트를 후쿠다 유이치가 풀어내니 확실히 극대화되는 느낌이었다. 근데 이 부분이 또 호불호 갈릴 수 있는 게, 후쿠다 유이치의 유머는 그야말로 일본 감성의 그것이라 한국인한테는 안 맞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게다가 로컬 요소가 많이 나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 같지만, 한번 코드가 맞는 사람은 계속 맞는다는 게 함정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매력 포인트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 아닐까? 후쿠다 유이치의 필수 요소(?) 사다 지로와 무로 츠요시의 연기는 물론, 오구리 슌과 스다 마사키, 하시모토 칸나의 개그 연기가 거의 원작 싱크로와 일치됐다. 첫 정주행 하고서 알게 됐는데, 히지가타 역의 야기라 유야가 <아무도 모른다>의 그 장남 역할이었던 배우라고 해서 놀랐다! 앗, 그리고 이거는 팬심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쯔요시의 연기도 볼만 했지. 쯔요시 체형이 둥글한 편이라 잘 어울릴까 싶기도 했고, 내 안의 쯔요시는 햇살요정이라서 타카스기 특유의 차가움과 염세적인 표현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도 궁금했고. 무엇보다 무술 하는 쯔요시가 멋져서 좋았다. 아무튼 앞으로 은혼 실사화가 또 만들어질까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3편까지 해서 원작 마무리까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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