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그룹 영어토익반

2021. 1. 29. 18:04Movie

코로나가 발생된 지 벌써 일 년이 넘었다. 내 블로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영화관을 <패왕별희:더 오리지널> 개봉 이후로 한 번도 못 갔다. 울며 겨자 먹기로 조금씩 영화가 개봉되고 있긴 했지만, 폐쇄적인 공간인 영화관이 코로나 감염에는 치명적이다 보니 전혀 수익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중에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내가 영화관에서 보고 싶어 했던 영화 중 하나였다. 일단 라미란, 이성경의 <걸 캅스>를 잇는 여성 버디무비(원래 버디무비는 두 사람이 중심이지만, 셋이나 둘이나)이기도 했고, 주연부터가 기대되는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어찌 기대를 안하리! 아무튼 이 영화가 개봉됐을 때는 개인적으로도 너무 바빠서, 지금 아니면 볼 시간이 없길래 동생이 넷플릭스로 본다고 하길래 얼른 소파에 앉아서 같이 시청했다.

삼진그룹에 옥주 공장 공장장이었던 오태영이 상무로 발령받으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자영은 부장의 명령으로 옥주 공장에 있던 오 상무의 짐을 마저 가지러 갔다, 옥주 공장에서 마을의 하천으로 페놀이 쏟아지는 광경을 보고 만다. 자영은 대리를 앞세워 과장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이후 사측은 순순히 페놀 검출을 인정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보상금을 주는 걸로 마무리하려고 하지만, 자영은 어쩐지 찝찝한 느낌이 든다. 페놀 유출 사건과 관련된 사실을 캐내고자 같은 고졸 사원이었던 유나와 보람과 함께 해결하는 분투기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를 다 보고 생각난 건 여성의 사회 진출, 환경 문제와 경제상을 적절히 버무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최근 봤던 상업 여성영화 중에서 이음새가 뛰어난 것 같다. 게다가 상업영화적으로도 캐릭터와 배경 설명이 억지인 부분도 없었고, 그만큼의 재미를 해낸다는 점에서 매력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 파트가 있긴 했지만, 전체에 비하면 아주 거슬리는 부분도 아니다. 게다가 이분적인 방법으로 「남성은 나쁘고 여성은 우리 편!」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여성이 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남자 상사가 있다는 점도 보여줘서 페미니즘 관점으로 괜찮았다. 사회상도 사회상이지만, 미시적으로 여성과 일이라는 부분도 부각시켜 개인적으로도 감명 깊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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