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2021. 2. 10. 14:48Movie

열두 시 땡 하고 생일날 되자마자 <승리호>를 봤다!

당초에 작년 여름 개봉작이었던 <승리호>는 코로나 19 여파로 추석으로 미뤄졌다, 다시 무기한 개봉 연기되며 과연 개봉할 수 있을까 싶었더니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에서 공개하게 됐다. 최근 우리 집도 이사하면서 스마트 TV로 바꿨는데, 개인적으로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젊은 관객층을 생각한다면 OTT 플랫폼 공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장르가 장르인지라 넓은 극장 화면도 아쉽긴 하지만 말이다.

때는 2092년, 지구는 더 이상 생명력을 잃어가면서 인간들은 생활권을 우주로 넓힌다. 하지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건 인류의 고작 5%, 나머지는 하층민으로 살아간다. 장 선장을 비롯해 승리호의 태호, 타이거 박, 업둥이는 95%의 하층민으로, 우주의 쓰레기를 모으는 고물 수집선. 그러다 어느 날, 폐기물을 해체하던 중 인간 살상 무기 '도로시', 꽃님이를 발견하고 승리호의 네 사람은 도로시를 이용해 한탕 땡겨보려 하다가, 이런저런 음모에 휩쓸리는 이야기다. 

캐릭터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내용은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 CG는 요즘 기술력. 잡탕이라고 한다면 잡탕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캐릭터 설정을 좀 더 비틀었다면 할리우드에 비볐다는 얘기는 덜 들었을 것 같다. 장 선장은 가모라, 태호는 스타로드, 업둥이는 로켓 라쿤, 타이거 박은 드랙스, 꽃님이는 그루트. 잘못 보면 가디언즈 갤럭시 오브 팬픽 같기도 한 캐릭터 설정. 그리고 태호 배경을 설명해줄 때 업둥이가 꽃님이에게 설명해주는 방법에서 너무 설명충이지 않았나 싶다. 중간중간 태호 배경을 설명해주는 장면이 지나가던데 그때 짧게 설명해주는 게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장 선장도 태호만큼이나 복잡한 배경을 가진 인물인 거 같은데, 많이 조명해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나는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는 느낌이 강했다. 먼저 꽃님이의 존재. 이 영화의 핵심 인물이자 장치이면서도, 스토리 중간 중간을 환기시켜주는 인물이라서 재밌었다. 이래서 동물, 아기 소재는 히트를 치나 보다 싶었다. 그리고 빼어난 CG도 이 영화의 장점이다. 나는 결국 큰 화면으로 봐서 이 장점이 더 뚜렷하게 보였지만, 핸드폰이나 패드 같은 작은 화면은 단점을 크게 상쇄하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오래간만에 시원한 화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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