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27. 17:32Movie

최근 코로나로 인해 영화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무렵, 우연히 커뮤니티에서 떠도는 영화 소개글을 보게 되었다. 바로 그 영화가 <런>이다. 특히 <서치> 감독인 아니쉬 차간티의 후속작이라니까 더 기대가 됐다. <서치>에서는 부녀 사이의 사소한 비밀이 발단이 되어 파국을 낳았는데, 반대로 <런>은 모녀 사이를 다루고 있다. <서치> 감독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모르는 '무언가'를 밀도 있는 긴장감으로 잘 풀어내기 때문에 꼭 한 번 보고 싶었다. 다행히 왓챠에서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시청할 수 있었다.

영화는 태어날 때 생긴 일 때문에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클로이의 일상을 엿보면서 시작한다.  그런 클로이를 엄마 다이앤은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며, 마침내 클로이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키운다. 늘 가고 싶어했던 워싱턴 대학에 원서를 넣고 기다리는 클로이는 합격통지서를 기다리다 엄마가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 느낌은 곧 현실이 되는데, 그동안 클로이가 먹고 있던 약이 엄마 이름으로 처방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확신을 갖게 된 클로이는 필사적으로 엄마의 보호에서 도망쳐 약의 정체를 알아내고, 집을 탈출하면서 그동안 엄마 다이앤이 숨겨왔던 비밀이 드러난다.

아니쉬 차간티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지만 관객들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언제 힌트가 숨겨져 있는지 몰라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요구하기 때문에, 반전 소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영화는 참 흥미롭다. 또, 다른 영화에서는 모성애나  같은 숭고 하다고 느껴지는 감정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 이를 소재화시키니 갈등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은 <서치> 달리 <런>은 찝찝하게 여운이 남는 엔딩이라 뒷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영화관의 어두운 환경에서 봤다면 더 쫄렸겠지만 스토리 자체로 재미있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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