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가고시마] 가고시마 여행 준비

2019. 4. 13. 19:02Travel

여행을 언제 떠날지는 몸이 제일 잘 아는 것 같다. 기지개를 펴도 어쩐지 찌뿌듯하거나, 햇빛이 비추는 창가에 눕고 싶다던가 그것도 아니면 템포가 느린 음악을 들으며 잔잔한 파도가 치는 이미지를 나도 모르게 떠오르게 되면 말이다. 지난번 12월 타이페이 여행 이후로 벌써 3~4개월이 지났다. 토익이니 알바니 하면서 벌써 그렇게 시간이 지난 거다. 특히나 최근에 큰 결과를 일군 게 있어, 나에 대한 보상이 필요한 참이었다. 그렇다면 여행이지. 여행만큼 좋은 보상은 없다. 

 

1. 비행기

처음에는 간단히 떠날 요량이었다. 가깝게 군산이라던가, 강릉 같은 데 말이다. 근데 삘(???)이라는 게 부족하단 말이지. 덕분에 심심해진 손가락은 스카이스캐너 어플을 켰다.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면 나는 스카이스캐너를 믿는 편인데, 그도 그럴게 늘 여기서 합리적인 가격의 항공권을 구해서 다른 항공권 어플은 잘 믿지 않게 되는 것 같다. 특별히 스카이스캐너 어플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시기별로, 지역별로 나눠서 최저가 항공권을 보여주는 기능이 그 이유다. 물론 일정을 조정하고 그에 따른 비행 스케줄을 선택하면 전~혀 최저가가 아닐 때도 있지만, 이번에는 왠일인지 내가 원하는 표가 진짜 최저가에서 불과 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단, 특가라 위탁수화물이 없고 환불이나 교환 또는 양도도 불가다. 원래는 망설임없이 구매를 하지만, 지금 생각하는 예산이 적을 뿐만 아니라 혹시나 나중에 취소하면 어쩌지하고 환불불가의 우려가 나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할까말까 할 땐 하고, 갈까말까 할 땐 가는것이 진리지. 이렇게 나는 인천-가고시마 왕복 비행기를 단돈 십만원에 구입하게 되었다. 위탁수하물에 대한 걱정은 없냐고? 물론 위탁수화물이 없는 여행은 처음이라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뭐 어떤가. 선물이나 쇼핑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걷고 보고 느끼는 여행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가고시마의 5월은 좀 더운 날씨니 옷차림도 가벼울 테고. 이렇게 수화물에 대한 걱정도 끝!

스카이스캐너에서 최저가 항공권이 있는 여행지를 찾는 방법


하지만 여기서 내가 간과한 것이 있으니... 바로 비행스케줄! 원래는 종종 엄마께 공항으로 픽업하는 걸 부탁하는데, 막내가 통학이 먼 학교를 다니면서 어려워졌다는 것. 게다가 월요일이니 엄마의 출근까지 겹쳐졌다. 집에서 공항은 되게 애매한 거리인데다가 교통수단도 변변찮은 수준이라 공항 사우나에서 노숙이라도 해야하나 싶던 찰나에 실낱같은 희망을 발견했다. 바로 집에서 조금만 걸으면 새벽 5시에 첫 차인 공항행 시내 버스가 있다는 것! 역시 집단 지성 최고. 이 자리를 빌려 모 커뮤니티에도 감사를! :) 이렇게 비행기에 대한 1차적인 고민은 끝.

 

 

2. 호텔

혼자 지내는 여행을 할 때면 아무래도 일행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시설이 그저 그렇더라도 싼 숙박을 찾게 된다. 그러나 몇번의 여행을 겪다 보면 '게스트 하우스'는 생각보다 좋은 초이스가 되지 못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도미토리더라도 개인 공간 안에 조그만한 협탁이라도 있기라도 바랬는데, 가고시마는 소도시라 그런지 그런 게스트 하우스를 찾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차라리 1박에 3~4만원에 개인공간이 없는 게스트 하우스를 찾을 바에는 2~3성급 비즈니스 호텔을 찾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마침 트립닷컴에 싼 가격에 나온 준 비즈니스 호텔이 눈에 띄었다. 사실 이 호텔이 눈에 띄였어도 혹시나 더 싼 방은 없을까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고 또 고민 고민을 했었다. 그러다 자정 무렵에 '매진 임박'이라는 소리에 서둘러 결제를 누르고 말았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내 방이 '금연실'인지를 보지 않았다...! 이메일로 Q&A를 하고 싶어도 호텔과 소통하는 방법은 '전화' 뿐이었고 슬프지만 무료 국제전화 어플을 통해 전화를 걸었다. 친구들이랑 일본어로 쓰고 말하고 하지만 역시 비즈니스적인 전화는 늘 긴장되는 법. 흡연실, 금연실도 왜 갑자기 생각이 안나는 건지 다급하게 사전검색해서 리셉션에 물어봤더니 '흡연실'이라고... 바꿔줄 순 없냐고 여쭤보니 요금이 다르다고 예약을 다시 하는 수 밖에 없다고...(따흐흑) 그래서 결국 첫번째 비즈니스 호텔과는 빠르게 손절()

시크릿 모드를 사용해야 최저가를 찾아보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호텔이건 항공권이건 검색을 할 때 중요한건 바로 '시크릿 모드'! 이건 마치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랑 비슷한 원리다. 우리가 시크릿 모드를 쓰지 않고 검색을 했을 땐, 흔히 물어보는 "얼마까지 보시고 오셨어요?"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물어보는 것과 같다. 검색기록과 인터넷의 기록을 모아두는 쿠키를 막아주는 시크릿 모드를 써야 인터넷놈들(?)은 저렴한 가격을 보여준다. 모바일도 다르진 않으니 꼭 참고하자.

 

구글 여행을 이용하면 최저가는 물론 가격동향도 알 수 있다.

 

주변 호텔과의 가격은 물론 지금 예약하려는 가격이 싼지 비싼지 확인 할 수 있다.


결론만 말하자면 아고다에서 아주 만족하는 호텔을 찾았다. 구글 검색으로는 3성급이라는데, 아까 그 첫번째 호텔도 3성급이라는 거 보면 혹시 3성급이 개나소나인가...? 아무튼 호텔 소개는 가고시마에 도착한 이후 더 자세하게 찍어 올리는 걸로 하고, 여러 검색 사이트에서 나쁘지 않은 평점과 무엇보다도 뷰가 좋다는 얘기에 혹한다. 그리고 원래는 7만원 후반대에 예약했던건데 나중에 스페셜 특가로 첫번째 호텔이랑 다름 없는 가격으로 한번 더 나왔길래 취소하고 다시 예약해서 아주 좋은 가격으로 예약 확정 땅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