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2021. 8. 17. 19:52Movie

여름에 딱 어울리는 애니메이션을 골라봤다. 전부터 포스터가 시원해보여서 왓챠 '보고싶어요'에 넣어놓고 언제 볼까 재고 있었는데, 마침 밤이 선선해지는 요즘이 딱 좋을 것 같아서 얼마 전에 보게 됐다. 일단 보기 전에 놀란건 이 드라마의 주인공 더빙이 '카와에이 리나'라는 것!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 <코우노도리 시즌 2> 등에서 준수한 연기력을 보여줬던 카와에이 리나가 AKB 출신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아이돌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가 호감가는 배우다. 그동안 무뚝뚝한 캐릭터만 봐서 발랄한 목소리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느 하나 거슬림 없이 주인공의 희노애락을 잘 표현했다. 아무튼 아이돌 출신이라고 다 색안경을 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주인공인 히나코는 어릴 때 살았던 바다가 있는 도시의 대학으로 진학하며 바닷가 근처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꿈에 그리던 언제 어디서든 서핑을 할 수 있다는 꿈을 이루게 된 히나코는 어느날 화재에 휘말리면서 미나토를 만나게 된다. 아무것도 실을 수 없는 소방 리프트에 기꺼이 서핑보드를 실어주고 히나코의 목숨까지 구해준 미나토와 안면은 트게 된 히나코는 어느새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되고, 그렇게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어느 겨울날, 히나코 몰래 혼자서 바다에서 파도를 타던 미나토는 사람을 구하다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고, 실의에 빠진 히나코는 바다가 무서워 결국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까지 간다. 그러다 히나코는 둘이서 자주 부르던 'Brand new Story'라는 곡을 물 앞에서 부르다 물 안에 미나토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대로 미나토를 보낼 수 없던 히나코는 쇠돌고래 인형에 물을 넣어놓고 유령인 미나토와 함께 한다. 하지만 결국 미나토와 영원히 함께할 수 없음을 깨달은 히나코는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스포와 마지막 결말은 적어놓지 않았지만, 여름 느낌을 한껏 즐기고 싶은 애니메이션임은 분명하다.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수채화 같고 정교한 그림체까지, 스토리는 중간에 약간 루즈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정도 영상미라면 참고 볼 만하다. 특히 그동안 익숙하게 접해왔던 미야자키 하야오 사단의 지브리 작품이나 호소다 마모루, 신카이 마코토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 오히려 신선했다. 특히 서핑과 로맨스물을 접합한 방식이 참신해서 재미있었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이 영화의 주제곡이 영화 내내 흐르는 <Brand new Story>인데, 원곡은 Generation from EXILE TRIBUTE이라는 그룹이 불렀는데 생각만큼의 신나는 느낌이 잘 나지 않는다. 극 중 히나코와 미나토가 부른 버전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풀어줬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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