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이드 게임

2021. 9. 9. 15:28Serials

일드를 볼 때면 스포츠 장르가 눈에 잘 띄지도 않았고 그렇게 끌리지도 않았는데, 희한하게 <노사이드 게임>을 보게 된 건 오오이즈미 요 때문이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도모토 쿄다이에 무대 홍보를 하러 나왔던 오오이즈미 요라는 배우에게 호감을 갖게 된 나는, 그때부터 '오오이즈미 요'라고 하면 이상한 신뢰 같은 게 생겼다. 8월은 올림픽이다, 이사다 하면서 볼 시간이 없었는데 최근 약간 짬이 생겨서 보게 된 드라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드 <스토브 리그> 같은 이야기인데, 근데 이제 <한자와 나오키>를 섞은. 내가 <스토브 리그>를 보질 않고 대충 내용만 알고 있어도 이런 반응인데, 이 두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단박에 느낌이 올 거다. 누누이 말하지만, 근데 일드는 그런 맛에 보는 거다!

오오이즈미 요가 분한 키미시마는 토키와 자동차의 핵심 직원으로, 그러다 억울하게 후츄(지명) 공장의 경리부장으로 좌천당한다. 그리고 그곳에는 후츄 지역을 연고로 한 토키와 자동차의 럭비팀 '아스트로즈'가 있었는데, 후츄 공장의 경리부장은 아스트로즈의 총괄 매니저 겸임을 맡아야 했다. 성적은 최하위권, 당연 흥행은 말할 수 없이 참패인 이 아스트로즈는 1년에 14억 엔이라는 거금을 삼키는, 이른바 밑 빠진 독이었다. 그런 키미시마가 안으로는 아스트로즈를 해체로 몰아가는 중역들을 막고, 밖으로는 팀의 재기와 럭비협회의 개혁을 꿈꾸는 드라마로, 드라마 상에서는 럭비 시즌 총 2개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2019년 TBS 3분기 드라마 그것도 일요극장 드라마였던 <노사이드 게임>. 대대로 어느정도 네임드 있는 배우가 주연으로 가는 이 자리에, 역시 오오이즈미 요가 맡게 되었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은 안정적이다 못해 최상이지만, 그에 걸맞은 스토리인 것 같지 않아 다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일드를 불호로 꼽는 요소 중 하나인 '억지 감동'. 마치 한국영화의 신파처럼 쥐어짜 내는 감정이 거진 매화마다 배치되어 있어 그 부분은 얼른 돌려버린 것 같다. 게다가 내부의 적을 처리하는 플롯은 <한자와 나오키>의 그것. 오오이즈미 요가 '당한다면 배로 갚아주겠다!!' 소리만 안 했지, 거의 배로 갚아주고 있다. 

사실 단점이 많은 드라마긴 하지만, 그럼에도 스포츠의 열정을 아는 사람들에겐 극호감일 드라마인 것 같다. 특히나 첫 시즌에서 안타깝게 우승을 놓치고 핵심 멤버가 라이벌 팀에 이적하는 걸 보면서 돈없는 영세 구단의 설움이 너무나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인공 만능주의답게 결국엔 우승도 하고 원하는 결과를 쟁취하는, 흔해빠진 결말이지만 '럭비'라는 생소했던 스포츠가 좀 더 가깝게 느껴졌다. 특히 도쿄 올림픽에서 아름다운 도전을 했던 우리나라 럭비 대표팀도 함께 생각났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더 좋은 결과를 내길 바라고 응원하며, 뻔한 재미지만 그 속에 숨겨진 눈물과 땀을 아는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 <노사이드 게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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