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즈메 ~싸워라! 파출소 여자들~

2021. 10. 25. 14:18Serials

원래 이 블로그에 실시간으로 달리는 드라마 리뷰를 잘 적지 않는 편이다. 매주 기다리는 맛은 있겠지만, 그 매주 기다려서 보는 게 한 번에 달리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지기도 하고, 영화 특유의 한 번에 기승전결을 관람하는 호흡에 익숙해서 왠지 제대로 시청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그렇다. 근데 올해 3분기 드라마인 <하코즈메~싸워라! 파출소 여자들~>은 꼭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올해 시도했던 실시간 방영작 중에서 유일하게 하차하지 않아서였고, 두 번째로는 토다 에리카와 나가노 메이라는 호감 배우들이 투톱으로 주연이라 서다. 중간에 나가노 메이가 코로나에 감염돼서 방영이 붕 뜨긴 했지만, 그래도 스토리 자체는 딱 내 취향이었다. 코믹 장르물이지만 중심 있는 기승전결,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 여성이 주역인 코믹 작품을 찾는다면 <하코즈메~싸워라! 파출소 여자들~>, 추천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신입 순경인 카와이 마이는 마치야마 경찰서 소속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요즘 세상에 정년까지 보장되는 안정성 있는 직업 '공무원'이지만, 카와이는 생각과 다른 근무환경에 지쳐 사표를 내자 매번 다짐하고 있다. 사표 제출을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카와이 앞에 나타난 선배가 있었으니, 바로 후지 세이코. 전 강력반 에이스에, 미스 퍼펙트라고 불리는 그가 파출소로 뜬금없이 이동하게 된 까닭은 '갑질(일본어로는 파와하라パワハラ, Power harassment의 준말)로 인한 좌천'이라는데, 카와이는 과연 후지와 잘 지냈을 수 있을까? 상냥한 후지가 과연 파출소로 이동한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만화 원작이 있는 작품인데, 사실 만화 캐릭터보다 실사화 배우들이 훨씬 성격에 녹아든 이미지다. 특히 자칫하면 극의 '고구마'가 될 수 있었던 롤인 카와이 역을 소화한 나가노 메이의 캐릭터 연구가 독보인 작품이었던 거 같다. 오죽하면 나랑 동생이랑 '어떻게 저렇게 바보 같은 애를 딱 골라왔지'라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보기 좋았던 건,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아니라 일상적인 분위기가 강했던 점이다. 의욕을 잃어가던 신입인 카와이가 경찰관이라는 직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일상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좋았다. 그러면서 카와이가 어려움에 부딪혀도 온전히 혼자 일어설 수 있겠끔 후지는 가만히 지켜봐 주는 게 있었던 게 더 매력적이었다. 첫 화에서 사람들의 멸시와 무시에 힘들었던 카와이가 마지막화에서 후지와 함께 '이왕 올 거면 나쁜 놈이 와라'라는 중얼거리는 모습에 대비되면서 기분 좋게 시청을 마칠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참고로 하코즈메(ハコヅメ)는 말 그대로 상자에 집어넣다(箱に詰める)라는 뜻이 아니라, 하코(ハコ) 자체가 파출소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하코즈메' 자체가 '파출소 근무'를 뜻하는 속어라고 한다. 아무래도 파출소가 길가에 상자처럼 놓여진 걸 빗대다 보니 그런 뜻으로 발전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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