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 - 보보경심:려

2021. 10. 25. 15:33Serials

드디어 한국 드라마 리뷰를 한다! 전부터 얘기했지만 나는 원래 집중력이 긴 편도 아니고, 영화를 더 좋아해서 일본 드라마의 10편 이내의 짧은 편수를 선호하는 편이라 한국 드라마, 특히 중국 드라마를 잘 못 보는 편이다. 그러다 이 드라마에 꽂힌건 어이없게도 'OST'였는데, 예전에 한국사 자격증 공부할 때도 그랬지만 왠지 이 드라마 삽입곡만 들으면 집중력이 수직상승한다. 음악에 약이라도 탔나 싶을 정도다. <여고생의 낭비>를 하루만에 돌파하고 뭐할까 고민하다, 바로 <달의 연인 - 보보경심:려>를 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왓챠에 있었다('_')👍

남자친구에게 배신받고, 친구에게 돈을 뺏긴 21세기의 인물 '고하진'은 어린 아이를 구하려다 물에 빠진다. 한없이 가라앉다 다시 눈을 뜨니 하진은 고려시대에 있었다. 그것도 고하진이라는 이름 대신 '해수'라는 이름으로. 고려시대의 해수는 수도 송악에서 사는데, 몸이 약한 육촌언니 내외와 살고 있었다. 육촌언니 해씨부인은 고려의 태조, 드라마에서 보던 그 태조 왕건의 아들 8황자 왕욱과 결혼했는데, 해수가 된 하진은 아무래도 황자의 집에서 얹혀살다보니 여러 황자들과 얽히게 된다. 점점 하진은 21세기 여성 '하진'이 아닌 고려시대의 여성 '해수'가 되어가며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비운의 운명을 맞이한다.

중국에서 대히트한 드라마 <보보경심>(2011)을 리메이크한 이 드라마는 중국의 청나라 강희제 시절의 설정을 고려시대 태조~광종의 시대로 옮겼다. 왕자가 많아 왕위 찬탈의 역사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확실히 고려시대로의 시대 설정은 괜찮았다. 특히 SBS가 심혈을 기울였던 <뿌리깊은 나무>-<육룡이 나르샤>의 배경을 흐트리지 않으면서도, 역하렘물의 특징을 잘 살린 시대배경이라 더 그런거 같다. 또, 하진이 해수가 되어가며 여러 사건을 겪고 발랄한 성격이 점점 제목과 같이 조심스러워 지는 걸 보며 드라마의 스토리가 점점 풍성해지는 게 좋았다. 해수와 그 주변인물들은 항상 신념에 따라 행동했었는데, 이익에 따라 뿔뿔히 흩어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초반의 얼렁뚱땅 스토리보다 11~12화를 기점으로 진지해지는 서사가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들었다. 그리고 조선, 삼국시대보다 비교적 덜 조명되는 고려시대의 사극을 볼 수 있어서 더 재밌게 느껴졌는데, 앞으로 다양한 시대의 사극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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