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경북 경주] Day 2 : 대릉원, 천마총, 첨성대, 계림, 교동마을, 교촌마을 김밥집 교촌가, 국립경주박물관, 동궁과 월지

2021. 11. 8. 15:14Travel

오전 09:30 - 대릉원과 천마총

아침에 느닷없이 눈이 번쩍 뜨였다. 도미토리에 나까지 3명이 묵고 있었는데, 어느 한 분이 일어나자마자 나와 또 다른 사람도 우르르 일어났다. 오늘은 대릉원을 포함해서 경주 시내를 돌아다니려고 했기 때문에, 일부러 한복을 챙겨 왔다! 한복 대여점에서 하루 종일 빌리려면 3만 원이나 하기 때문에 돈도 아낄 겸, 그동안 한복 입고 사진 찍은 적이 없어서 사진으로 남길 겸 가지고 왔다. 참고로 저고리는 꽃닮한복에서, 치마는 홍양한복에서 2년 전에 구매했다. 아무튼 처음에는 쑥스러웠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신경도 안 써서 나도 그냥 평소 옷 입은 듯 돌아다녔다.

오늘의 베스트 한복컷٩( *˙0˙*)۶

아무튼 숙소에서 10분정도 걸으면 나오는 대릉원. 황리단길에서 가까운 대릉원 입구는 후문이다. 어제 황리단길 오다니면서 길을 익어놨기 때문에 마치 사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찾아갈 수 있었다✌ 대릉원 들어가자마자 찾은 곳은 대릉원의 포토 스팟! 꽤 빨리 찾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원래 셀카봉 삼각대랑 다 들고 갔지만 왠지 여기서는 누구한테 찍어달라고 부탁해야 할 거 같아서, 내 차례가 됐을 때 뒤의 커플분들께 부탁드렸다. 아무튼 풍경이 예뻐선지, 옷이 예뻐선지 사진도 예쁘게 잘 찍었다!

대릉원
가을냄새를 맡을 수 있는 대릉원
사람이 이렇게 많았는데 잘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대릉원의 하이라이트, 천마총!
수학여행때 들어가 본 이래 십몇 년 만에 들어간 천마총. 천마총이라는 이름은 발굴 당시 출토된 천마도 그림 때문에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와서는 뿔이 그려진 걸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새로 발견해서 기린이라는 설과 용마라는 설이 부각되기도 한다고 한다. 현재는 천마총의 무덤을 지증왕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천마총은 돌무지덧널무덤의 형식을 띄고 있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문화재들 (복제품이다🤭)

 

오전 11:30 - 첨성대와 계림

대릉원 만큼이나 경주의 랜드마크인 유물은 바로 첨성대. 모두 국사시간 때 배운 것처럼 선덕여왕 때 천문을 관측하기 위해 만든 석조물로, 현존하는 천문대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고 한다. 어떻게 사람이 올라가서 별을 보는지 참 궁금했는데, 지나가다가 어떤 가이드분이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사람이 가운데로 해서 올라가게 되어있다는 옛 기록에 따라, 바깥쪽에 사다리를 놓고 창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 다음 다시 사다리로 꼭대기로 올라가 하늘을 관측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별을 관측하는 구조물 치고 평지에 설치되어 있어서 천문 관측용이 아니라 제사용이라는 주장도 있었으나, 현재는 그냥 천문 관측용으로 굳어진 듯!

별은 잘 보이나요, 첨성대

첨성대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계림이 나온다. 계림은 신라 왕조의 김씨 왕조의 시초 김알지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김알지가 태어난 건 탈해 이사금 시절로 당시에는 계림을 시림이라고 불렀는데, 숲 사이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리고 환한 빛으로 가득해서 이사금이 살펴보라 명하였다. 그래서 신하가 시림으로 가서 살펴보니 금으로 된 작은 상자가 나뭇가지에 걸려있고, 흰 닭이 그 아래서 울고 있었다고 한다. 이사금이 숲으로 가서 상자를 열어보니 어느 남자 아기가 있었고, 이 아기를 태자로 삼았다고 한다. 여기서 바로 그 아기가 '김알지'라는 것이다.

계림은 비교적 사람이 한산해서 걸어다니기 딱 좋은 코스다

 

오후 1:00 - 교동마을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 밥이라도 먹을까 싶어서 교동마을에 걸어가 궁금했던 교리김밥을 찾아갔으나, 교리김밥은 교동마을을 떠나 본점이 이사 갔다. 교동마을에서 1킬로 떨어져 있었으나, 찾아가기에는 비축한 힘이 없어 결국 교동마을에서 찾기로 했다. 중간에 경주 최부자집이 있어 둘러보기도 했는데, 사랑채에서 두 팀이나 최부자집에 얽힌 역사 수업을 하고 있었다. 안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며 잠시 앉아있다가 너무 배고파서 결국 다시 일어났다.

한복 입고 들어가니까 어염집 아씨가 된 느낌(ㅎㅎㅎ)

교동마을을 둘러보며 예산에 압박이 있어 싼곳을 찾아보려 했으나, 핸드폰에 배터리도 없고 체력도 없어서 일단 '미정당'이라는 곳에 들어가 냉국수를 시켰다. ...근데 맛없었다. 반쯤 먹었나, 냉국수가 아니라 그냥 냉면인 수준인 데다가 식초는 어찌나 들이부었는지 숟가락 젓가락 두고 나왔다. 진짜 웬만하면 음식 안남기로 유명한 사람이 나였는데... 정말 맛없었다(;ㅅ;)

 

오후 2:00 - 김밥집 교촌가

솔직히 김밥이랑 잔치국수를 너무 먹고 싶었기에 카카오 맵으로 어떻게든 찾은 별점 4.0점의 김밥집, 교촌가! 교동마을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고, 어떤 사람은 블로그에 적어놓길, 한번 먹고 어딘지 몰라 몇 년을 헤매다가 찾아온 곳이라길래 옳다거니 하고 찾아갔다. 내가 들어갔을 땐 이미 점심 한 타임 끝나고 사람들이 빠졌는지, 주인아주머니도 점심 드시려는 참이었다. 손님은 나 혼자. 김밥 한 줄에 잔치국수 시켜놓고 기다렸다.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조금 썰렁했지만, 음식은 금방 나왔다.

잔치국수는 알싸한 맛이 묘미다! 김밥에도 지단이 많이 들어가 푹신한 느낌( ⁎ ᵕᴗᵕ ⁎ )

그리고 밥 먹으면서 국립경주박물관 관람 예약! 다행히 당일 2시간 후 관림도 예약 가능하길래 2시간 후인 4시로 결정👍 밥 먹고 나서 사람 구경하며 사진 찍어가며 월성 쪽으로 걸어가면 4시쯤 될 거 같아서 딱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오후 4:00 국립경주박물관

박물관 쪽으로 가기 위해선 다시 첨성대를 지나 월성 쪽으로 걸어간다. 월성은 신라의 왕궁이 있던 곳으로, 성 자체가 초승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월성이라고 한다. 몰랐는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궁궐이 있던 곳이라 1970년대에 월성 쪽을 발굴하려고 했으나, 10미터만 팠는데도 불구하고 기와 더미가 우수수 나와 그때 기술로는 발굴하기가 힘들 거 같아 그래도 덮어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현재 월성 근처는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개인적으로 궁궐 구경을 좋아하는데, 빨리 신라의 궁궐도 복원돼서 구경 나가고 싶다! 월성이 있는 자리를 지나 단풍과 낙엽이 모여있는 도보를 지나면 국립경주박물관이 나온다. 작년 여름에 백제 문화권이었던 부여박물관을 못 가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꼭 가기로 결심했었다 :)

월성은 한참 발굴중!
왼쪽 거리를 쭉 따라 걸으면 국립경주박물관이 나오는데, 입구 앞에 부스를 통과하면 된다!

박물관 가서 알았는데, 꼭 사전 예약 안해도 됐었다..! 현장에서 체온재고 명부 쓰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었다. 그래도 사전 예약 인수가 많으면 현장 출입이 안되는 경우도 있으니, 자세한 건 국립경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체크하는 것을 추천한다. 들어가면 바로 오른편으로 에밀레종이라고 불리는 성덕대왕신종이 있고, 정면에는 신라역사관이 있다. 이때 핸드폰 배터리가 아슬아슬해서 어쩌지 싶었는데 입구에 바로 무료 핸드폰 충전기가 있으니 이 편을 이용하자! 여기서 8퍼센트였던 핸드폰을 60퍼센트까지 충전해서 이후 일정에서도 어찌나 도움을 받았는지!

성덕대왕신종 aka 에밀레종
화려 그 자체인 신라의 금색 향연

신라역사관에서는 경주지역에 사람이 출현했을 때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의 역사를 전시해놓고 있다. 특히 이 건물에서는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과 여러 금 장식들을 원본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천마총에 있는 건 복제품) 개인적으로 신라시대 때 유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유물도 금관인데 신라역사관에서 여러 금관을 만나볼 수도 있고, 역사 흐름에 따라 전시관을 구성해서 전시품들 큐레이팅도 좋았고!

그리고 그 옆에는 불교미술관이랑 동궁과 월지관이 있는데, 내가 갔을 때 불교미술관은 작품 교체중이라 또 쉬고 있었다(...) 탱화랑 불상 좋아해서 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 대신 동궁과 월지관으로 고고고. 유물은 잘 모르겠는데, 동궁과 월지 복원해놓은 모형이 너무 예뻤다! 동궁과 월지도 마찬가지로 아직 복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쉬운데, 얼른 전각이나 구성물들이 복원되서 더 화려한 야경을 맛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국립경주박물관의 스팟, 통창과 미소 수막새
차례대로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좌)/동궁과 월지 복원 모형(중)/은행나무(우)
지나가는 행인분과 찍고 찍어주며 나눈 우정(??)

오후 5:30 - 동궁과 월지

동궁과 월지는 꼭 저녁에 가자!

내가 초등학생때만 해도 여기를 안압지라고 불렀던 거 같은데, 어느새 이름이 '동궁과 월지'로 바뀌었다. 그래서 또 검색해봤더니 안압지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때 붙인 이름으로, 여기서 발굴된 토기나 여러 문화재를 통해 '월지'로 부르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게다가 여기가 동궁이 있었던 자리라, 현재는 동궁과 월지로 부른다고 한다.

오늘의 일몰시간은 5시 24분. 그치만 일몰시간 한 삼십분 전에 와 있는게 베스트인 거 같다. 벌써 사람들이 몰려와서 하나둘씩 야경이 잘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따뜻한 커피나 음료같은 것도 보온병에 싸오면 지금 날씨에 딱 좋을 거 같고. 본격적으로 해가 진 6시에는 조명이 더 밝게 비춰서 경치가 예쁘다. 게다가 주변에 구성된 산책로를 쭉 따라 걸으면 딱 야경 힐링코스 :)

어쨌든 6시 반이나 되서야 11번 버스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이렇게 경주에서의 두번째 날도 끝(๑•‿•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