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어처 라이프 서울 전시 후기

2021. 11. 23. 23:49Review

원래부터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시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중 가보고 싶었던 전시가 몇 군데 있었다. 요즘은 얼리버드라던가 통신사 할인 등 원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이 많아서 갈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이북리더기 한 대를 중고로 팔아서 여유가 생겨 전시 두 개를 예약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미니어처 라이프 서울 : 타나카 타츠야가 다시 보는 세상'이다.

사실 이 전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바로 인스타그램 덕분이었다. 이 작품들은 원래 작가인 타나카 타츠야가 '미니어쳐 캘린더(Miniature Calendar)'라는 프로젝트로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되고 있는데, 나도 그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서울에서 전시를 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가보고 싶었는데, 막 전시를 할때 쯤 경주 여행도 다녀왔고,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수능날을 노려서 다녀왔다! 역시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다행이었다(∗ˊᵕ`∗)👍

다녀왔음 인증 v(^0^)v

 

작가 및 전시 소개

타나카 타츠야는 미니어처 사진가이자 아트디렉터로, 이 미니어처 라이프 작품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당시 가고시마에서 디자이너와 아트 디렉터를 하고 있었는데, 당시 타나카 작가는 사진작가에게 의뢰를 하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 때 구체적인 사진 촬영 디렉터를 통해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되었고, 사진을 찍어보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인스타그램의 '좋아요'가 어떻게 하면 늘어날 것인지 궁리하다가 미니어처를 이용한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찍어본 게 '미니어처 라이프'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일본 현지와 해외에서 큰 화제가 되었고, 현재는 337만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인스타그래머이다. 현재 타나카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아트 디렉터일 뿐만 아니라, `21년 10월에 개최된 2020 두바이 엑스포의 일본관 전시 크리에이터로 활발히 활동중이라고 한다.

그런 타나카의 '미니어처 라이프'는 일상에서 흔히 보는 물건을 미니어처 인형의 관점으로 바라봐 새로운 발상을 만들어내는 작품들이다. 구름처럼 보이는 크로와상, 브로콜리 숲, 당근으로 만든 비행기 등이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순수한 상상을 통해 지루한 일상을 작은 웃음으로 즐겁게 하는 유머로 이뤄져 있다. 게다가 유머에 유머를 더해서 작품 이름에도 말장난(일본어로는 다쟈레だじゃれ)을 넣어놔서 매 작품마다 작품을 기대할 뿐만 아니라 작품소개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작가의 오너캐가 브로콜리와 함께 서있고, 작가의 작품 제작을 보여주는 비디오

 

인상깊었던 작품

Workers 섹션의 <테이프 테이블>

이번 전시에서 꽤 많이 볼 수 있는 재료 중 하나가 바로 셀로판 테이프다. 이 작품은 처음 봤을 때 그 자체로 너무 기발해서 기억에 남았다. 플라스틱 뼈대 자체로 술집 모양을 만들어서 공간을 만들어내거나, 테이프가 사용될 수록 없어지는 점을 이용해서 유머스러운 설명을 남겨놓은 게 좋았다. 특히 투명한 플라스틱이 마치 인스타그램 감성의 술집 같아서 더 있음직한 작품이었다.

Sports 섹션의 <매일의 훈련에 지름길따위는 없다>

테니스공을 여러개 붙여서 테니스공의 하얀색 줄무늬가 마치 언덕길 트랙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내가 자주 생각했던 이미지를 비주얼로 구현해놔서 신기해서 인상깊었는데, 작품의 제목인 <매일의 훈련에 지름길따위는 없다>가 자기개발에 힘쓰는 나의 마음을 울리는 한마디라 더 인상깊었다.

Have Fun 섹션의 <디쉬니 랜드>

제목에서 알아챌 수 있듯이 디즈니 랜드ディズニーランド를 이용한 말장난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식기들을 이용해서 디즈니 랜드를 만들어서, 디쉬니 랜드Dish-ney Land가 됐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감을 좋아하는데, 마침 안쪽 공간 딱 한가운데에 있어서 더 눈에 띄었던 작품이다. 미니어처라 대부분 작품들이 다들 작은 편인데, 몇 안되는 대형 크기의 작품이라 열심히 사진 찍었다!

 

Universe 섹션의 <달콤한 지구>

사진처럼 찍어보려고 애썼으나 잘 안된(ㅎㅎㅎ...)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하나의 지구로 표현하여, 그 위에 우주인과 우주선 인형으로 지구 위를 유영하는 이야기를 만든 작품이다! 까만 배경에 파란 민트 색감이 예쁜 것도 한몫했지만, 아이스크림에 박혀있는 초코를 하나의 대륙으로 생각한 아이디어가 참신했다.

Vehicle 섹션의 <신빵센>

제목도 재밌고, 스케일도 큰 이 작품은 예전에 인스타그램에서 본 작품이라 더 기뻐서 기억에 남았던 작품이다! 먼저 작품 이름부터 설명하자면 일본의 고속철도 신칸센(新幹線)의 중간 글자 '칸'을 빵으로 대치해서 지은 이름이다. 찻잔과 바게트빵, 식빵 등으로 만든 철로 풍경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특별히 서울 전시를 맞아 역 표지판에는 '서울'이라고 쓰여있다. 예전에 인스타그램에서 신빵센 시운전 모습과 신빵센 초기작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저 신빵센이라는 네이밍 센스때문에 웃었던 기억이 나서 더 반가웠다.

달려라 신빵센! (출처: 타나카 타츠야 인스타그램)

 

가장 마지막 전시품 <가을숲에서 우리모두 김~치>

원제목은 <秋の森はキムチいい>로 직역하자면 '가을 숲은 기분 좋아'다. 기분 좋다라는 뜻의 일본어(気持ちいい, 키모치 이이)의 키모치를 키무치(キムチ)로 치환한, 작가의 유머를 마지막으로 발견할 수 있는 제목이다. 배추김치를 단풍이 든 나무로 생각하고, 고추가루를 낙엽으로 표현한 방법이 신선했던 작품으로, 깨알같은 한복입은 미니어처 인형도 귀여운 작품이다. 특히 서울 전시 관람객을 위해 이 작품을 만든 거 같은데, 감사의 마음이 전해져서 마지막 전시작으로 알맞았다.

 

마무리

전시장 내부
총 9개 섹션, 150여점의 풍성한 생각거리를 전달해준 전시로, 기대했던 것 만큼 재미있었던 전시였다. 특히 미니어쳐 작품 뿐만 아니라 제목에서 볼 수 있었던 말장난과 그 말장난을 외국인인 우리에게도 잘 전달되었던 번역까지 즐거웠었다. 군데군데 스스로가 미니어처 인형이 될 수 있도록 큰 설치물도 있어서 사진찍기도 딱 좋았다.
미니어처 인형으로 변신 뿅!

하지만 미니어처 작품들이 유치원생 같이 작은 아이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이 점은 유념하는 게 좋을 거 같다. 딱 초등학생부터 관심을 많이 가질만한 기발한 생각들이 넘쳐나니 아이들과 같이 가도 좋은 전시기도 했고. (실제로 아이들과 전시보러 온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았다.)

기발한 작품들이 많은 전시였다👍

마지막 출구를 나오면 처음에 들어간 입구가 보이면서 전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굿즈샵이 나온다. 신빵센 있는 카드엽서 있으면 사려고 했는데, 디쉬니 랜드밖에 없어서 딱히 사진 않았다. 신빵센이 너무 귀여워서 스티커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아무튼 전시 도록부터 엽서, 작품 사진, 안경 닦이, 티셔츠 등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니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구매하자 :)

굿즈샵

 

 

네이버 예약 :: 미니어처라이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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