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2022. 1. 3. 18:16Movie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돌아왔다. 우리 가족은 어느 히어로보다 어딘가 어리바리하지만 자신만의 정의를 확실히 지키는 스파이더맨을 좋아한다. 특히 엔드게임 이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여전히 스파이더맨만큼은 좋아한다. 그러던 와중에 2021년의 마지막 블록버스터 기대작 스파이더맨의 세 번째 솔로 무비가 개봉됐다! 사실 개봉한 주의 금요일 날인 12월 17일에 보고, 그 다음 주 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에 가족들이랑 또 한 번 봤는데 후기는 새해가 된 지금 쓰게 됐다(ㅎㅎ)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장단점이 확실하게 구분되는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이 넘치는 영화이므로 스파이더맨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작중의 배경은 이전 스파이더맨 솔로 무비였던 파 프롬 홈에서의 미스테리오를 물리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다. 희대의 사기꾼 미스테리오에 의해 정체가 드러난 피터 파커는 음모까지 덮어씌워지며, 범죄 연루 의혹으로 언론과 대중에게 공격을 당하게 된다. 다행히 범죄는 무혐의 처리가 됐지만, 이 과정에서 여자 친구 MJ와 절친 네드가 스파이더맨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피터와 함께 세 사람은 응모한 대학에 모두 탈락하고 만다. 그저 자신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죄 없이 괴롭히는 주변 사람들을 보자니 마음이 괴로워진 피터는 갑자기 묘수가 떠올랐다는 듯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간다. 그에게 부탁한 것은 사람들의 스파이더맨 정체와 관련된 기억을 지워달라는 것. 너무나 위험하다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말처럼 주문은 이상하게 흘러가고, 결국 다른 세상에서의 스파이더맨의 빌런을 불러오고 만다. 다시 이들을 원래 세계로 되돌리려고 했던 피터였지만, 그들이 거의 죽을뻔한 찰나에 이곳으로 전송되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피터는 빌런들의 악한 성질을 바꿔 원래 세계에 보내려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노 웨이 홈의 큰 줄거리가 되겠다.

사람들의 반응에 따르면 이 영화의 불호점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히는데, 하나는 피터의 절대 선(善)과 또 하나는 줄거리의 개연성. 개인적으로 개연성은 나도 할 말이 없지만, 피터의 절대 선은 조금은 반박하고 싶은 점이 있다. 현재 톰 홀랜드가 주연인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 외에도 토비 맥과이어가 주연인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시리즈와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까지 세 시리즈를 관통하는 피터의 절대적인 아이덴티티는 '선(善)'과 '불살(不殺)'이다. 벤 삼촌의 죽음을 목격하고 피터는 한 사람이라도 살리겠다는 다짐을 하지, 어떤 빌런이더라도 그들을 착하게 돌리려 하지 결코 죽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면은 이 영화의 요소 중 하나인 멀티버스를 통해 이전 시리즈 두 명의 스파이더맨이 나타나서 톰 홀랜드의 피터를 위로하며 복수는 자신의 과거와 미래, 현재 중 언제라도 소용이 없다는 대사를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요즘 콘텐츠의 자극 중 하나인 '사이다'와는 크게 거리가 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번 편의 피터를 '지팔지꼰'이라고 하지만, 피터는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며 더 나은 쪽으로 이끌어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비판은 어느 정도 틀렸다고 생각한다. 

위 외에도 아까 살짝 언급한 이전 시리즈 스파이더맨의 등장도 이 영화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최근 '틱틱, 붐'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앤드류 가필드와 요새는 연기를 거의 하지 않는 토비 맥과이어 이 두 사람의 합류는 그들이 얼마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애정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특히 내가 정말 사랑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앤드류 가필드가 등장했을 때 소리 지를 뻔했다(다행히 진짜로 소리 지르진 않았고 묵음 아우성을 질렀다ㅠ_ㅠ) 이것만으로도 스파이더맨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노 웨이 홈은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이전 시리즈의 빌런들인, 그린 고블린, 닥터 옥타비우스, 샌드맨, 리자드, 일렉트로까지 추억의 얼굴들(???)이 많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트릴로지 시리즈의 닥터 옥타비우스는 내가 스파이더맨을 좋아하게 된 편의 빌런이라 더 애착이 갔던 빌런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앗, 만약 스파이더맨 이전 시리즈에 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넷플릭스나 왓챠 등 OTT를 통해 작품을 다시 보는 것을 추천드리지만, 시간도 집중력도 없는 분들이라면 유튜브에서 짤막하게 소개한 영상도 좋으니 한 번은 훑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노 웨이 홈은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될 뻔했지만 어찌 저찌 후속편이 등장할 수 있게 된, 어쩌면 마블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분기점이 된 시리즈기도 하다. 급식 탈출 학식 입학 스파이더맨의 프레시맨 생활은 어떨지, MJ와 피터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다음 시리즈를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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