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

2019. 6. 17. 21:09Movie

 

저녁을 먹기 전 틀었던 티비에서 우연히 하던 히든 피겨스, 정말 잠깐 보려고 했던건데 생각보다 너무 흥미진진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길래 결국 온 가족이 모여서 끝까지 보고 말았다. 

영화의 배경은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가기 전, 나사가 우주인을 계획하던 60년대의 미국이다. 컴퓨터도 채 상용화되기 전, 나사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세 명의 흑인 여성들이 인종차별이라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을 쟁취하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였다. 특히나 60년대 미국은 인종분리정책을 실행하며, 인종차별 문제를 두고 주 정부와 연방정부가 충돌하는 사건도 있었던 시기였는데, 그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세 주인공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끝끝내 다다른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몇가지 감명깊었던 장면이 있는데, 영화 후반부에서 프렌드 쉽 7호선의 궤도가 수정되는 것을 뒤늦게 알아챈 코스트너 부장이 캐서린에게 서둘러 계산을 맡기고 그걸 전달하는 장면은 정말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넬이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백인 학교의 수업 청구권을 법원에 제출하고 판사 앞에 가서 변호하는 장면은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봤던 장면이었다. 게다가 자넬이 판사에게 최초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자신이 왜 백인 학교에 가야하는지 설명하는 대사는 논리력에 감탄했었다. 마지막으로 옥타비아가 IBM 컴퓨터를 독학하고 옥타비아가 이끌던 흑인 여성 계산원들과 함께 새로운 컴퓨팅 랩으로 전진하는 모습도 너무나 뿌듯했던 장면이었다.

세 여성을 통해 인종으로도 성별로도 구분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성공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참 좋았던 여성영화였다. '세상의 반은 여자고 기록에 여자는 없었을 뿐 성공의 이면에도 여성이 있었다.' 언젠가 보았던 여성학 역사책에 나온 구절 처럼, 언젠가 내가 유리벽에 막혔을 때 인내하고 저항하면서 이들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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