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4

2019. 6. 22. 18:15Movie

* 참고로 오늘의 관람기는 줄거리 전체와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손꼽아 기대했던 토이스토리가 드디어 개봉했다!

모두가 디즈니를 외칠 때 나는 픽사를 외칠 만큼, 나는 토이 스토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비록 앤디처럼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장난감은 없지만, 우디와 버즈는 내 장난감이나 다름없는 캐릭터들이다. 특히나 이번 시리즈가 제일 기대됐던 이유는 나는 2편에 나왔던 보핍이 다시 등장한다는 것. 게다가 그 보핍이 새로운 성격으로 등장한다는 자체가 너무 좋았다. 물론 혹자들은 디즈니 특유의 여성상이 캐릭터를 망친다는 의견에도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캐릭터를 더 좋아해서 불만은 크지 않았다. 대신 보기 전에 불안감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영화를 보기 전에 어느 정도 관람객 평가를 참고하는 편인데, 로튼 토마토 같은 외국 후기는 좋았지만 국내 관람객 후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무척 좋았다. 좋음을 넘어서 '극호'!

전작에 이어서 보니가 앤디의 장난감을 물려 받고 그들과 함께 노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이제는 앤디의 장난감이 아닌 '보니'의 장난감이 된 장난감 일행들. 하지만 우디는 보니에게 잊혀진 존재가 되고 옷장에 처박혀 있는 신세가 돼버린다. 그러다 보니가 유치원에 진학하게 되고, 우디는 그런 보니가 걱정돼 보니의 유치원 가방 속에 들어가 함께 유치원 오리엔테이션에 가게 된다. 우디의 예상대로 보니는 유치원에 잘 적응하지 못하게 되고, 우디는 그런 보니를 사람들 모르게 보살핀다. 우디의 보살핌을 받게 된 보니는 공작시간에 포키를 만들고 집에 가져오게 된다. 그러나 재활용품으로 만들게 된 포키는 자신이 장난감이 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꾸만 쓰레기통에 들어간다. 우디는 그런 포키를 보니 품으로 다시 데려오지만 결국 자동차 여행을 가는 도중 포키가 낙오하게 되고 우디 역시 포키를 데려오기 위해 낙오하게 된다. 우디는 포키를 보니의 장난감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설득하고, 그렇게 보니에게 가던 도중 어느 골동품 상점에서 아주 예전에 헤어진 장난감 보핍의 흔적을 만나게 된다. 혹시나 보핍을 만날까 싶어 골동품 상점에 들어가지만 골동품 상점에는 터줏대감 개비개비와 그의 마네킹 수하들이 지키고 있었다. 특히나 개비개비는 보이스 박스가 고장 나 아무에게도 팔리지 못하는 신세였다. 그래서 개비개비는 우디의 내장형 보이스 박스를 탐내게 되는데, 우디는 개비개비와 마네킹들을 피해 도망 다니다 포키를 놓치고 만다. 포키는 개비개비의 인질이 되고, 우디는 도망치다 정말 보핍을 마주친다. 보핍은 '잃어버린 장난감'이 되어 다른 장난감들과 무리 지어 함께 다니고, 우디는 많이 변한 보핍이 낯설기만 하다. 어찌 됐던 우디는 보핍과 함께 포키를 찾으러 골동품 상점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우디를 구출하러 나온 버즈와 새로운 장난감들을 만나게 된다. 버즈와 새로운 장난감들의 도움으로 포키는 구출했지만 우디는 개비개비에게 보이스박스를 뺏기게 된다. 새로운 보이스박스를 얻게 된 개비개비는 그렇게 새 주인의 간택을 받는가 싶었지만 누구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되고 희망도 잃어버린다. 그런 개비개비가 눈에 밟혔던 우디는 탈출하면서 개비개비를 데리고 골동품 상점을 빠져나간다. 그렇게 우디 일행과 함께 보니에게 함께 돌아가던 개비개비는 울고 있는 한 소녀를 보고 그 아이의 장난감이 되기로 결심하고 소녀를 따라가게 된다. 장난감들은 보니의 캠핑차에 다다르고, 버즈는 보니에게 돌아가지만 우디는 망설인다. 결국 우디는 보핍을 따라 '잃어버린 장난감'이 되고, 보핍 일행과 함께 주인이 없는 장난감에게 주인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며 스토리는 끝이 난다.

많은 이들이 앤디에게 받았던 우디를 보니가 잊는것과 우디가 다른 장난감에게 폐를 끼치면서까지 포키를 도와주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보니가 처음엔 우디가 소중한 장난감이었을지 몰라도, 보니는 앤디와 다른 아이이기 때문에 취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우디는 다른 장난감들처럼 잊혀질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우디가 포키를 도와줬던 것은 앤디와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우디가 포키 역시 자신처럼 그러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우디는 보니에게 잊혀진 존재다. 아마 장난감으로써 위기감을 느낀 우디는 포키를 도와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일종의 방어기제 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우디의 마지막 결정까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목표를 잃어버린 우디는 보핍을 통해서 새로운 길을 찾게 됐고,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 것은 장난감 우디의 해피엔딩이다. 또한 이런 결말은 대부분의 관객에게도 위안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앤디같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장난감들을 간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에게 버림받은 장난감'이 우디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토이스토리를 보면서 들었던 죄책감이 조금은 덜 것이다.

우디는 보니의 곁을 떠났지만 우디는 언제 우리에게 장난감을 보내줄지 모른다. 우디의 더 넓은 행복을 빌며, 이번 시리즈도 오랫동안 추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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