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멜로디

2019. 9. 1. 14:12Movie

이 영화를 알게 된 건 휴일 아침마다 보는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부터였다. 짧은 코너에 소개된 이 영화는 잠깐이었지만 나의 흥미를 끌어당기기 충분했다. 일단 시각장애인인 피아니스트가 살인사건을 '목격'했다는 소재부터가 재밌었는데, 마침 개봉하기 직전이라길래 개봉을 기다리다가, 아주 오랜만에 양손에 콜라와 팝콘을 들고 관람하고 왔다.

아카쉬는 NGO 시각장애인 단체의 건물에서 사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지만, 사실 그는 정말로 눈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는 음악적 영감과 집중을 위해 그런 척을 하고 있었는데, 피아노 콩쿨을 앞두고 있던 어느날 운명적으로 한 여자를 만나며 프랭코 식당의 피아니스트로 고용하게 된다. 그 식당에는 70년대 하이틴 스타인 프라모드 신하가 단골이었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프라모드는 아카쉬를 자신의 집으로 개인 콘서트를 열어달라는 부탁을 한다. 아카쉬는 다음 날 프라모드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그 집에는 부인인 시나가 아카쉬를 맞이한다. 프라모드는 잠시 급한 일이 있어 밖에 나갔다는데, 아카쉬가 피아노에 앉자마자 보이는 광경은 프라모드가 총에 맞아 싸늘한 시신이 되어버린 광경이었다. 이 기상천외한 살인사건을 목격한 아카쉬가 살인사건의 진범 시나와 시나의 내연남인 마노하르와 얽히고 얽히는 사건을 서술하는 영화이다.

보통 인도영화라고 하면 춤추고 노래하며 흥이 넘치거나 비현실적인 내용을 초현실적으로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을 하는데, <블라인드 멜로디>는 그런 편견을 깨버리는 네오 느와르적인 영화였다. 특히 타이틀 컷이 나오기 전에 눈이 먼 토끼가 사냥꾼을 피하며 밭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장면은 이 영화를 너무나 잘 표현한 장면으로, 그동안 촌스러운 방식으로만 생각했던 인도식 표현에 대한 생각을 부숴버리는 장면이었다. 게다가 인도영화답게 OST도 너무 좋았는데, 나는 아카쉬가 프랭코 식당을 소개한 사람이자 프랭코 식당 주인의 딸 소피와 사랑에 빠지는 장면에서 노래한 'Naina Da Kya Kasoor'라는 곡이 너무 좋았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흥미로운 추격전, 스토리의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인도의 서스펜스를 맛보고 싶다면, 눈을 들어 <블라인드 멜로디>를 보라. 그동안 알고 있던 인도영화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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