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2019. 8. 3. 20:54Book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방구석 미술관>을 읽게 되었다. 나는 전자도서관을 애용하는데, 읽고 싶은 책들을 고를 때면 항상 대출에 예약까지 꽉 차서 다음을 기약하던 책이었다. 재작년 학교 도서관에서 근로 장학생으로 일할 때 한정희의 <취미는 전시회 관람>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시에 대해서 관심이 늘게 되었다. 박물관 전시야 워낙에 역사에 흥미가 많은 편이라 배경지식이 풍부해 관람이 유익했던 적이 많았지만, 미술관은 미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적어 느낌으로만 전시를 즐기기 어려웠다. 솔직히 나 같은 '미알못'들에게는 그림이 그림이지 뭐가 중요한지 잘 모르기 때문에 <방구석 미술관> 같은 이런 교양서가 꼭 필요했다. 

이 책은 총 열 한명의 화가를 설명하는데, 전반적인 생애에 거쳐서 그의 생애가 작품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한다. 특히 역사의 배경과 작품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마치 글이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쉽게 읽힐 수 있었다. 아마 그것은 저자의 미술을 향한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실제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는데 미술을 너무 좋아해서 독일로 워킹홀리데이도 다녀오고 유럽의 미술관을 순방하기도 했다고 한다. 바로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책을 다 읽기도 전부터 미술이나 역사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사도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배경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사건은 반드시 일어남으로 끝나지 않고 후세에 좋건 나쁘건 어떤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가 있으며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어 내일이 있다. 미술도 똑같다. 시대가 어떻든 개인에게 끼치는 환경은 화가가 그리는 그림에 나타나며, 화풍이 변하는데에도 이유가 있다. 또한 짧은 붓터치와 강렬한 색채가 화가들마다 의미가 다른 것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책을 덮을 때 쯤에는 앞으로 어떤 미술 작품을 보더라도 그린 이의 생애를 살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왜냐하면 그의 마음을 알아야지 그림의 의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간만에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