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2019. 9. 1. 13:44Book

최근에 에세이외의 다른 종류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밀리의 서재 리딩북을 찾다가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라는 책을 발견했다. 어쩌다 보니 직장생활과 관련된 책을 자주 접하게 됐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일상이 쳇바퀴 같고 지겹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일과 또 다른 재미를 찾아가며 살아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주인공 미치코는 어느 작은 출판사의 영업부의 파견사원으로, 매일 거절을 못하는 성격 때문인지 얼마 전에는 4년간 사귀었던 남자 친구와의 이별을 겪었다. 매일이 우울하고 그저 그런 일상을 지내고 있던 중에 미치코의 상사이자 영업부의 부장 아츠코(이하 앗코짱, 와다 아키코와 닮은 외양 때문에 앗코짱이라고 불림)와 일주일간 도시락 바꾸기를 한다. 미치코는 이마저도 거절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했지만 매일 아침 착실하게 앗코짱의 책상에 도시락을 갖다 두고, 앗코짱은 다시 미치코에게 자신이 루틴처럼 들르는 점심 가게의 지도와 점심 식대를 전달한다. 미치코는 앗코짱의 가게들을 들르며 새로운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며 다시 활기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 드라마 같은 구성 때문에 이 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점이 재미있었는데, 읽으면서 주인공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대입하다 보니 정말 드라마를 읽는 듯했기 때문이다. 다만 중간에는 '꼭 이래야 하나...?' 싶은, 내 상식선에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미치코가 다시 활발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일상에 대한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미치코와 앗코짱의 이야기 이외에도 두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데, 특히 <여유 넘치는 비어가든> 편은 사소한 생각을 빛나는 아이디어로 바꾸는 레미의 모습을 보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아침 출근길이나 저녁 퇴근길에 가벼운 마음으로 훌훌 넘겨가는 책을 읽고 싶다면, 휴일에 미니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책을 읽고 싶다면,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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