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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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전
지난주 가고시마 여행을 가기 전 인천공항에서 시간을 떼우기 위해 CGV로 내려갔다가 보게 된 영화 . 커뮤니티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기도 하고 원래 마동석이라는 배우를 좋아하는 편이라 현장예매해서 바로 보았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첫 장면으로 스토리에 앞서 목표를 강렬하게 보여주고 핵심인물 소개로 나아가는데, 어떤 연출법으로 인물을 소개하기 보다는 깔끔하게 이런 캐릭터임을 나열하면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최근 영화에서 인물들간의 복잡한 서사로 나중에 스토리가 흐지부지 되는 경향이 없지 않은데, 에서는 연쇄살인마라는 한 개의 타겟을 위해 경찰인 태수는 '검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들고 조직폭력배인 동수는 그에게 당한 것을 '복수'하기 위해 뛰어드는 심플한 ..
2019.05.27 -
미성년
남들은 어벤져스 볼 때 나는 엄마와 이모와 함께 미성년을 보았다. 막내가 미성년 엔딩에 브리 라슨이 나온다질 않나 스카이 캐슬 예서가 서울대 의대에 가는지 알수 있다고 허위 영업(!!!)을 하는 바람에 나 역시 기꺼이 미성년을 보게 되었다. 미성년은 김윤석의 첫 연출작이다. 들리는 항간에 의하면 연출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가 드디어 전면적으로 나선다는 소식은 꽤 흥미로웠다. 다만 어벤져스라는 초특급 대작이 미성년이 슬슬 입소문이 탈 때쯤 개봉하고 말아서 관이 얼마 없다는 게 슬펐지만 말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대원의 딸인 주리가 아빠 대원의 불륜 사실을 알면서 시작한다. 주리는 엄마 영주 몰래 대원의 불륜을 어떻게든 묻어보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내는 영황이다. 불륜을 영화에 쓰면 보통 '뒤늦게 찾아..
2019.05.11 -
사바하
개봉 전부터 계속 관심이 있었던 영화였는데, 드디어 시간이 생겨서 보게 되었다. '검은 사제들' 감독의 후속작이라 기대를 꽤 했는데, 기대이상의 재미와 완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줄거리는 사이비를 전문으로 쫓는 박 목사가 사슴동산이라는 신흥종교의 뒤를 캔다는 내용으로 단순한 인과관계를 담은 구성이지만, 그 안에 다양한 종교개념이 들어있어 꽤 복잡하게 꼬여있는 이야기다. 영화의 완성도을 떠나 감독이 얼마나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했는지, 이 장르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도 잘 보여준다. 물론 이런 영화들은 스토리의 개연성도 중간 이상에 연출역시 좋은 편이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근래 한국영화 중에 재미와 완성 두마리 토끼를 잡은, 좋은 영화였다. 간만에 n차를 찍고싶어졌다. 특히나 종교 교리와 해석에 ..
2019.02.28 -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막내가 극찬을 하며 재밌다길래 '빠삐용' 예매하면서 덜컥 예매해서 본 영화. 안그래도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본 예고편도 흥미로워서 선뜻 예매할 수 있었다. 앤 여왕을 둘러싼 사라와 아비게일의 권력 암투극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는 그들의 사랑싸움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앤이 여왕이기 때문에 권력은 당연히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랑 말이다. 특히 아비게일이 사라에 대응하면서 성장해나가는 서사는 희열을 느끼게 해줬다. 물론 아비게일이 마지막에 방탕하게 변해가면서 앤에게 동정심을 느꼈지만, 사라를 향한 아비게일의 질투는 앤을 잃어버릴까 안절부절 하게 만드는 감정이 전해지기도 했다. '아가씨'의 로맨스는 남자의 존재가 여전히 있었다면, '더 페이버릿'은 성별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았던 오롯이 사람 사..
2019.02.28 -
빠삐용(2017)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를 좋아하던 나에게는 라미 말렉은 그저 그렇게 지나가던 조연은 아니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를 히트시키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주연'이 되고, 그의 연기가 비로소 빛을 보게 된 것은 굉장히 기쁜 일이다. '빠삐용' 역시 기쁨의 연장선으로 관람하게 되었다. 사실 원작의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에 리메이크된 빠삐용은 빠삐의 탈출 보다도 그와 드가의 감정과 삶에 대한 간절한 희망을 사실적으로 잔잔하게 그리고 있어, 빠삐의 상황을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찰리 허냄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두 배우의 연기만큼이나 대자연의 위엄있는 풍경을 그려낸 영상미도 이 영화의 포인트였다...
2019.02.28 -
코코
노래만 들었지 드디어 본 명작. 주인공의 미구엘은 고조할아버지가 음악때문에 가출해서 대대로 음악을 금지하고 신발장인 가문으로 살아가는데, 하지만 미구엘은 그 금기를 깨고 뮤지션이 되고싶어 한다. 죽은이의 날에 열리는 음악경연에 나가기 위해 죽은 대음악가의 기타를 훔치지만 미구엘은 그 때문에 저승으로 넘어간다. 진작에 중요 결말을 알고 있었지만 알고봐도 마지막에 미구엘이 마마 코코를 위해 불러주는 '리멤버 미'는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때문에 '코코'가 어째서 '코코'인지 잘 나타내는 장면이었다. 어쩌면 미구엘이 저승세계로 갈 수 있었던건 헥토르의 코코에 대한 사랑이 음악의 힘을 믿었던 미구엘을 불러서인건 아닐까 싶다.
2019.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