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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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나는 유행에 관해선 청개구리다. 아직도 내 안에 중2 감성이 살아있는지 남들이 재밌고 핫하다는 것엔 놀랄만큼 반응하고 싶지 않아진다. 영화도 예외일 수 없는게, 가 한참 흥할 때는 별 흥미가 없다가 드디어 친구와 보고 오게 됐다. 유행의 여부를 떠나 개인적으로는 조정석 배우의 연기는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영화 예고편을 보면 일반적인 코믹영화의 억지스러운 문법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아 를 그렇게 기대하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이번 추석 시즌 신작들이 기대이하의 평을 받는 것에 대해 너무 실망해, 결국 를 선택하게 됐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평이한 가족 영화와 다름없지만, 진부해질 수 있는 '재난'이라는 소재를 영리적으로 이용한 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적절하게 섞인 한국식 신파와 재난상황 탈출 과정..
2019.09.18 -
블라인드 멜로디
이 영화를 알게 된 건 휴일 아침마다 보는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부터였다. 짧은 코너에 소개된 이 영화는 잠깐이었지만 나의 흥미를 끌어당기기 충분했다. 일단 시각장애인인 피아니스트가 살인사건을 '목격'했다는 소재부터가 재밌었는데, 마침 개봉하기 직전이라길래 개봉을 기다리다가, 아주 오랜만에 양손에 콜라와 팝콘을 들고 관람하고 왔다. 아카쉬는 NGO 시각장애인 단체의 건물에서 사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지만, 사실 그는 정말로 눈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는 음악적 영감과 집중을 위해 그런 척을 하고 있었는데, 피아노 콩쿨을 앞두고 있던 어느날 운명적으로 한 여자를 만나며 프랭코 식당의 피아니스트로 고용하게 된다. 그 식당에는 70년대 하이틴 스타인 프라모드 신하가 단골이었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프라..
2019.09.01 -
토이 스토리4
* 참고로 오늘의 관람기는 줄거리 전체와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손꼽아 기대했던 토이스토리가 드디어 개봉했다! 모두가 디즈니를 외칠 때 나는 픽사를 외칠 만큼, 나는 토이 스토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비록 앤디처럼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장난감은 없지만, 우디와 버즈는 내 장난감이나 다름없는 캐릭터들이다. 특히나 이번 시리즈가 제일 기대됐던 이유는 나는 2편에 나왔던 보핍이 다시 등장한다는 것. 게다가 그 보핍이 새로운 성격으로 등장한다는 자체가 너무 좋았다. 물론 혹자들은 디즈니 특유의 여성상이 캐릭터를 망친다는 의견에도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캐릭터를 더 좋아해서 불만은 크지 않았다. 대신 보기 전에 불안감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영화를 보기 전에 어느 정도 관람..
2019.06.22 -
헤어 스프레이(2007)
왓챠 플레이 네번째 영화로 를 보게 되었다. 뮤지컬 영화를 딱히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작년에 가 강력하게 나를 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뮤지컬 영화면 한번쯤 관심있게 지켜보게 되었다. 1988년도에 나왔던 코미디 영화가 2002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각색되고 뮤지컬을 다시 영화로 각색된 영화인데, 뮤지컬 영화중에서는 흥행 성공한 라인업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고 한다. 혹시 틴에이저 소재를 좋아하거나 내재된 흥이 폭발하는 영화를 찾고 있다면 2007년판 를 추천하고 싶다. 때는 1960년대 볼티모어, 고교생 트레이시는 이 다음에 TV에 나가서 춤을 추는 것이 소원이다. 그런 트레이시의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과는 오후 다섯시 지역 방송국에서 하는 '코니 콜린스 쇼' 시청하기. 그날도 어김없이 친구 페니와 신..
2019.06.18 -
히든 피겨스
저녁을 먹기 전 틀었던 티비에서 우연히 하던 히든 피겨스, 정말 잠깐 보려고 했던건데 생각보다 너무 흥미진진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길래 결국 온 가족이 모여서 끝까지 보고 말았다. 영화의 배경은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가기 전, 나사가 우주인을 계획하던 60년대의 미국이다. 컴퓨터도 채 상용화되기 전, 나사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세 명의 흑인 여성들이 인종차별이라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을 쟁취하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였다. 특히나 60년대 미국은 인종분리정책을 실행하며, 인종차별 문제를 두고 주 정부와 연방정부가 충돌하는 사건도 있었던 시기였는데, 그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세 주인공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끝끝내 다다른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몇가지 감명깊었던 장면이 있는데, 영화 후반부에서..
2019.06.17 -
기생충
드디어 '그' 작품을 보았다! 기생충! 칸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기생충을 드디어 보고 왔다. 봉준호 감독이 간단한 예고편 조차도 접하지 않는 편이 좋다길래, 영화 소개 프로그램도 피하고 커뮤니티에 올라온 기사 한 줄 조차 읽지 않은 보람이 드디어 어제 빛났다. 원래는 가족들이랑 보고 싶었는데, 요즘 대학생들 시험기간이라 타이밍이 영 안 맞아서 그냥 친구랑 둘이서 보고 왔다. 먼저 보고 온 다른 친구는 재미없었다는 평이는데,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삑사리' 감성을 좋아하는 편이라 나름의 기대는 하고 본 편이다. 이야기는 기태의 일가에게 장남 기우의 친구 민혁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줄거리가 시작된다. 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민혁은 본인이 가르치고 있는 부잣집 고등학교 여학생 다혜의 과외를 대신 맡아줄..
2019.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