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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
때아닌 코로나19 때문에 오늘 아침에 출국했어야 할 타이베이 여행마저 취소됐다. 덕분에 운동 외에 외출은 언감생심이었는데, 슬슬 신규 감염자도 소강상태인 것 같아 눈치보며 영화관으로 갔다. 가끔씩 영화관에서 하루종일 영화를 보는 게 내 스트레스 해소법의 일종이었는데, 오늘은 큰 맘 먹었다. 그 중 첫 타자 조조영화로 고른 건 정직한 후보. 올해부터는 남 눈치 안 보고 영화만이라도 실패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로 했는데, 내가 살면서 부득히 후회를 한 이유는 라미란의 전작 때문이었다. 아마 그 때부터 여성이 원탑 주연이나 콤비물로 나오기 시작했을 즈음이었고, 여성영화는 실패하기 쉽다는 색안경 때문이었을까, 나는 그 때 를 극장에서 보는 걸 주저하다가 결국은 보지 못했다. 동생이 그런 나를 보고 여성영화를 여..
2020.02.14 -
[`20.01/강릉] 당일치기 강릉, 정동진 여행기
다녀온 지 벌써 4주쯤 되는 거 같은데, 이제야 쓰는 강릉/정동진 당일치기 여행기!🙋🏻♀️🙋🏻♂️ 작년부터 강릉을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마음만 먹고서 못 갔었는데, 드디어 정동진 새해 일출을 보러 가는 김에 겸사겸사 강릉까지 싹 돌고 왔다. 이번 여행은 과 동기가 함께 가줬는데, 나는 오래 계획하고 있었다지만, 친구는 나의 즉흥적인 제안에 장단 맞추느라 너무 고마웠다. 원래 우리는 한 여행사를 통해서 단체 관광을 가려고 했었다. 출발하기 이틀 전 쯤인가 모객성공한듯한 안내 문자가 왔었는데, 그게 다른 여행 프로그램 안내문이 와서 대충 모객에 성공했다는 건가 싶어서 떠나기만 하면 되겠구나 생각을 했다. 그런데 여행 전날 갑자기 헷갈렸다면서 여행 취소 안내 전화가 왔다(ㅠㅅㅠ) 당황한 우리는 다른 ..
2020.01.26 -
주먹왕 랄프 2 : 인터넷 속으로
크리스마스 때 가족들과 모여 영화를 보는 것 만큼 즐거운 시간은 없다. 최근에 긴 시간동안 집중을 요구하는 일들을 (심지어 책이나 영화를 보는 일도) 잘 해내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크리스마스에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바로 (이하 주먹왕 랄프 2) 를 보게 되었다. 사실은 올해 초에 보려고 마음을 먹었었다가 생각보다 불호 감상평이 더 많아 관람을 포기했던 영화였는데, 의외로 괜찮은 애니메이션이었다. 는 1편이 완료되고 약 6년의 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시작한다. 바넬로피와 랄프는 이후로도 좋은 친구로 지낸다. 그러다 바넬로피는 슈가 러쉬가 재미없어지는데, 그도 그럴게 6년동안 같은 맵의 루트를 다녔으니 지겨워질 만도 한다. 이 고민을 들은 랄프는 바넬로피를 위해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주지만, 그것 때문에 슈가..
2019.12.28 -
옥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감독 두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어김없이 박찬욱과 봉준호를 꼽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쟝센이 섞인 스타일을 좋아해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더 좋아하지만, 가끔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고있자면 소재의 특이성과 그 디테일에 자꾸만 보고 싶어진다. 이번에 본 옥자도 마찬가지다. 유전자를 조작한 슈퍼돼지와 시골 소녀의 눈물나는 우정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아이러니를 느끼면서도 호기심을 부치기는 소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가 국내에 처음 공개됐을 때 극장에서 며칠 정도 상영되는 동안 꼭 보고 싶었다. 다만 장소나 시간이 너무 한정적이라 보지는 못하고, 결국 이번에 넷플릭스를 무료체험하면서 보게 되었다. 줄거리를 잠시 소개하자면, 미란도 그룹에서 유전자를 변형한 슈퍼돼지를 만들..
2019.12.28 -
2019년 KMN톤
11월이 벌써 반절이나 지나가면서 아득히만 느껴지던 2019년 연말도 슬슬 다가왔다. 올해도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지만, 역시 지킨 것보다 못 지킨 게 훨씬 많은 한 해가 되었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이러지 않을까 위로하며 나는 지난 토요일 테크페미가 주최한 KMN톤을 다녀왔다. 여기서 KMN이란 이번 행사의 주제가 된 효율적인 생산성을 위한 시간 관리법을 트위터에 남겨주신 번역가 '김명남' 님의 이니셜이다. 어찌나 핫했던지 트위터 타임라인을 한 차례 휩쓸다 못해 열광적인 사례를 남긴 유저들도 꽤 많았던 걸로 기억을 했다. 테크페미에서 주최를 했기에 이제는 비테크인이 되어버린 내가 참가를 해도 되는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는데, 마침 주최 측에서 2019년에 밀린 일만 있다면 비테크인도 참..
2019.11.18 -
82년생 김지영
어떤 연대든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겠지만, 특히 소수자나 약자들은 네트워킹은 물론 정서적인 동감이 아주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토픽에 대해서 문화작품이 나오면, 나는 늘 소비하는 방식으로 그들과 함께함을 나타냈었다. 영화 나 이 그랬고, 소설 도, 영화 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원작 소설이 출간되자마자 읽어서, 영화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원작의 그 울화통 터지는 답답함이 생각났다. 그래서 영화를 볼까말까 고민을 했었던 거고. 그렇다고 비현실적인 '사이다'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내 심리적인 상태가 그런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위의 영화를 한 번 이상은 못 보는 편이다. 나 즐겁자고 보는 영화에 그런 괴로움을 받아가면서 봐야하는 자조가 들었었지만, 보고나니..
2019.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