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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멜로디
이 영화를 알게 된 건 휴일 아침마다 보는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부터였다. 짧은 코너에 소개된 이 영화는 잠깐이었지만 나의 흥미를 끌어당기기 충분했다. 일단 시각장애인인 피아니스트가 살인사건을 '목격'했다는 소재부터가 재밌었는데, 마침 개봉하기 직전이라길래 개봉을 기다리다가, 아주 오랜만에 양손에 콜라와 팝콘을 들고 관람하고 왔다. 아카쉬는 NGO 시각장애인 단체의 건물에서 사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지만, 사실 그는 정말로 눈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는 음악적 영감과 집중을 위해 그런 척을 하고 있었는데, 피아노 콩쿨을 앞두고 있던 어느날 운명적으로 한 여자를 만나며 프랭코 식당의 피아니스트로 고용하게 된다. 그 식당에는 70년대 하이틴 스타인 프라모드 신하가 단골이었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프라..
2019.09.01 -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최근에 에세이외의 다른 종류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밀리의 서재 리딩북을 찾다가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라는 책을 발견했다. 어쩌다 보니 직장생활과 관련된 책을 자주 접하게 됐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일상이 쳇바퀴 같고 지겹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일과 또 다른 재미를 찾아가며 살아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주인공 미치코는 어느 작은 출판사의 영업부의 파견사원으로, 매일 거절을 못하는 성격 때문인지 얼마 전에는 4년간 사귀었던 남자 친구와의 이별을 겪었다. 매일이 우울하고 그저 그런 일상을 지내고 있던 중에 미치코의 상사이자 영업부의 부장 아츠코(이하 앗코짱, 와다 아키코와 닮은 외양 때문에 앗코짱이라고 불림)와 일주..
2019.09.01 -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어릴 땐 소설, 그것도 일본 문학책을 많이 읽었었는데 요즘은 에세이가 잘 읽힌다. 왜인지 생각하다 보면 같은 고민을 했었던 사람들은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알고 싶어서 그런 거 같다. 이번 주 읽은 도 그 이유에 아주 부합하는 책이다. 처음은 운동하면서 듣는 리딩북으로 접하게 됐다. 리딩북을 읽어주는 사람이 저자 서메리 씨였는데, 아무래도 전문 성우나 배우가 아니다 보니 긴장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셨지만 이내 책의 내용인 회사를 퇴사하게 된 일련의 과정과 프리랜서를 결심하면서 그 속에서 느낀 점들을 공감하면서 실제 책으로 읽고 싶어져, 바로 이북을 열람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퇴사를 결심하고 영문 번역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프리랜서로 독립하기까지 겪은 일련의 일들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개인적으로 나는 저자가..
2019.08.24 -
요즘 사용하는 서비스 리뷰 - 마켓컬리, VIBE, @picn2k, 밀리의 서재, Just Dance
1. 마켓컬리 우리 집은 전통적인 식문화 소비를 고수하는 가정으로써 마켓컬리를 쓸 리는 없겠구나 싶었지만, 내가 쓰게 된 계기가 있다. 바로 회사 근처에 적당한 식당이 없다는 것이다. 회사원이 하루 중 숨통을 크게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점심시간일 텐데, 가까운 곳에 마땅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게 좀 서글펐다. 대신 엄마한테 언제까지나 도시락을 맡길 순 없는 형편이고, 그렇다고 매일 컵라면에 삼각김밥 아니면 컵밥은 영양학적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일주일에 5일, 매일 한 끼씩을 만족스럽게 채우기 위해 고민하다가 마켓컬리를 사용하게 되었다. 일단 가장 좋은 건 아침에 배달이 되고, 배달 완료 확인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준다는 점. 마켓컬리의 놀라운 성장 이후로 요즘은 다른 곳에서도 새벽 배..
2019.08.17 -
방구석 미술관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을 읽게 되었다. 나는 전자도서관을 애용하는데, 읽고 싶은 책들을 고를 때면 항상 대출에 예약까지 꽉 차서 다음을 기약하던 책이었다. 재작년 학교 도서관에서 근로 장학생으로 일할 때 한정희의 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시에 대해서 관심이 늘게 되었다. 박물관 전시야 워낙에 역사에 흥미가 많은 편이라 배경지식이 풍부해 관람이 유익했던 적이 많았지만, 미술관은 미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적어 느낌으로만 전시를 즐기기 어려웠다. 솔직히 나 같은 '미알못'들에게는 그림이 그림이지 뭐가 중요한지 잘 모르기 때문에 같은 이런 교양서가 꼭 필요했다. 이 책은 총 열 한명의 화가를 설명하는데, 전반적인 생애에 거쳐서 그의 생애가 작품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한다. 특히 역사의 배경과 작품..
2019.08.03 -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이 책의 저자를 아는 순간, 책을 읽으면 목소리가 아득히 들려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로 매주 토요일 밤 우리를 만나는 유상호 교수가 바로 이 책의 저자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스스로 수많은 말을 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나는 응당 법의학자의 범죄 관련 칼럼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사실은 그가 서울대에서 '죽음'을 주제로 교양 강의를 했던 걸 바탕으로 쓴 책이다. 책의 1부 제목처럼 '죽어야 만날 수 있는 남자'가 가장 가까이서 본 인간의 마지막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담담하게 적었다. 1부는 그가 부검했던 사례를 중심으로 죽음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고, 또 가장 많은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다루고 있다. 2부는 죽음과 관련된 윤리적인 문제에 대..
2019.07.26